임성빈 상록회계법인 대전세종 대표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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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6800조 원 규모의 대형 지출안과 이를 위한 증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재원 조달을 위해 상위 1%의 소득세와 자본이득세 최고세율을 39.6%로 올리고 법인세율을 최대 28%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와 지식재산권 등 무형자산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한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미국의 첨단기업들이 아일랜드, 싱가폴 등 법인세율이 낮은 조세피난처를 통해 절세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미국의 법인세율 인상 계획은 실패할 가능성이 커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제도를 국제사회에 제안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든 최저 세율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는 실익이 사라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을 대거 유치한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인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21%라면 아일랜드를 조세 근거지로 삼은 기업은 자국에 8.5%의 법인세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국내에서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6조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에 신고한 매출액은 2200억 원이다. 실제 매출액의 4% 밖에 신고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법인세 부과 근거가 되는 서버가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글로벌 최저세율제도를 이런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면 국내에 신고되지 않는 5조 8000억 원의 매출에 대한 과세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디지털 기업을 대상으로 또 다른 세금전쟁은 `글로벌 최저세율` 논쟁이 아닌 `디지털세` 논쟁으로 전쟁이 실제로 진행 중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디지털경제 시대에 맞는 조세체계 논의를 시작했다. 프랑스가 먼저 디지털세 부과를 시작했다. 그 후 미국은 `통상법 301조`라는 무역보복 카드와 OECD 디지털세 논의 탈퇴를 선언했으나 유럽과 비유럽 등 많은 나라들이 디지털세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디지털세 전쟁은 미국이 디지털기업 외에 제조업체에게도 디지털세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또 다른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이 논쟁을 불러 일으킨 또 다른 세금이 있다. 2021년 6월부터 국내에서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하고, 미국인 시청자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경우 과세한다고 한다. 미국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의 지급액에서 미국 세금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과세하는 것이다. 그 근거로 미국 국세법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의 크리에이터가 미국인 시청자에게서 수익을 얻을 경우 사업자가 세금정보를 수집해 수익에 대한 원천징수를 하여 미국 국세청에 신고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조세조약을 체결해서 모든 과세 체계가 조세조약이 우선시되고 있다. 미국 국세법 우선이 아닌 조세조약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미국의 주장은 크리에이터들의 수익이 조세조약의 로열티 수익에 해당되어 조세조약의 세율인 10%로 과세한다는 것이다. 로열티는 특정한 권리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지불하는 대가다. 또한 로열티 수익에 대한 과세권자는 대가를 지불하는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미국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특정한 권리를 보유한 사람(크리에이터)이 거주하는 한국에게 있는 것이다. 조세조약의 위반 사항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조세조약은 상호주의 원칙이다. 조세조약의 위반이 아니라면 국내도 동일한 과세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임성빈 상록회계법인 대전세종 대표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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