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 탐방] 휴소아정신과의원

김준호 휴소아정신과 원장. 사진=김소연 기자
김준호 휴소아정신과 원장. 사진=김소연 기자
1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에 `마음의 병`인 우울증을 겪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규제와 제재 등으로 이전과 같은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지역사회 건강조사) 2.3점(총점 27점)에 불과하던 국민들의 우울 평균 점수가 5.7점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위험군 비율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배 가량 급증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12년째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 중인 휴소아정신과 김준호(47) 원장은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코로나 블루(코로나+우울)를 겪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자유가 제한돼 그런 것인데, 친구를 만나지 말라거나 나가서 활동하지 말라는 등 제한이 많은 게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을 하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코로나19 시대에 자유를 억압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에 따른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말에 반대한다"며 "감기는 치료를 안 받고 버텨도 낫게 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우울증은 저절로 낫지 않는 병이다. 마치 암과 같아서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완치시켜야 하는데, 방치하면 본인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함께 힘들어진다"고 적극적인 치료를 권고했다.

또 김 원장은 우울증 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증상 완화에는 2개월 정도 치료가 필요하지만, 8개월 정도까지는 꾸준히 유지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좀 좋아졌다고 중간에 중단하지 말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 끝까지 치료해야 한다"며 "우울증이 다시 생기면 타격이 더 큰데, 일이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도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아 우울의 일종인 `반응성 애착 장애` 환아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시대 특성상 외부 소통의 제한으로 아이의 발달과 성격·사회적 관계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사랑도 많이 주고 소통도 잘하면서 적당히 애착 행동을 해줘야 하는데, 코로나19 시대에 스트레스로 양육자들이 우울한 경우가 많으니까 아이한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소아 청소년 환자들은 다양한 정신장애가 존재하는데, 자폐성 장애나 지적장애와 같은 심한 발달 장애도 있고, 단순 언어장애와 같은 가벼운 발달 장애도 있다. 이러한 질병 또한 단순 언어치료나 센터 치료만 하는 것보다는 정신과 전문 치료를 통해서 적극적인 치료(약물 치료 등)를 한다면 더욱더 빠르게 나아지고 최적화될 수 있다는 게 김 원장의 견해다.

김 원장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우울 장애는 매우 흔한 병"이라며 "약물·심리 치료 등으로 완치 가능하지만, 치료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내면 성인이 되어서도 힘들게 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박장애, 틱장애도 상당히 흔한데, 증가 추세인 틱장애의 경우 육체·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증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현대인들이 꼭 알아야 할 스트레스 관리법도 소개했다. 김 원장은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과 개인적 취미 또는 휴식을 적절히 혼합하는 게 필요한데, 쉬는 시간이나 여가 시간에 스마트폰 등을 하는 것보다는 뇌를 휴식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수면을 충분히 7-8시간 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뇌를 회복시켜주는 중요한 시간인데, 잠들기 힘들거나 화장실 때문에 중간에 깨는 것처럼 불면증이 있다면 이를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충남대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정신과 석사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전시교육청 등 교육기관 자문의·협력병원 의사를 지냈고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장진웅·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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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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