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최근 아이돌 걸그룹의 역주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17년 3월에 발표한 노래가 당시에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4년이 지난 지금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것이다.

국방 TV 프로그램 무대를 국내 유튜버의 편집 영상이 공개되면서 무대에 열광하는 장병들의 모습과 누리꾼들의 재치 있는 댓글이 한데 뭉쳐 보는 이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멤버들의 불우한 과거 이야기까지 조명되면서 대중의 응원이 줄기차게 쏟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음원차트는 물론,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기분 좋은 역주행을 완성 시켰다.

거기에 걸그룹의 성공 신화는 잘 만든 영화 한 편 이상의 감동을 준다.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본다`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려준 사례기 때문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지난달 26일을 기점으로 관객이 급증했다. 이전까지 평일 평균 2000여 명, 주말 5000여 명 안팎이었던 관객이 윤여정 배우의 오스카상 수상 이후 평일 8000여 명, 주말 2만여 명대로 무려 4배나 크게 늘어났다. 또 상영 스크린 수 역시 26일 이전 200여 개 후반대였지만, 이후 700여 개로까지 늘리면서 관객 흡입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윤여정의 다양한 수상 소식이 잇따르면서 `미나리`는 개봉 이후 3월 한 달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 등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는 등 그에 대한 관심이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역주행이라는 사전적 의미는 같은 찻길에서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결국 사고를 의미하므로 그렇게 좋은 뜻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노래나 영화 등이 발표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어떤 계기가 되어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고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을 역주행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분 좋은 역주행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 사례만 보더라도 역주행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자기 길을 걸어온 준비된 사람들. 언제 뜨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그것이 짧게는 3년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릴지라도 그렇게 역주행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산업에서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이다 뭐다 해서 온통 관심이 그쪽에 쏠리고 있다. 어찌 보면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는 1차 산업이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아무리 4차 산업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1차 산업인 농업과 같은 중요 사업이 무시된다면 4차 산업이 존재할 수 있을까?

세계 3대 투자자로 알려진 짐로저스는 앞으로 최고 유망 업종은 농업이라며 30년쯤 후면 식량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농업이 수익성 가장 클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본인은 다음 생에는 미국 금융인보다 중국 농부의 삶을 살고 싶다며 농업의 잠재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우리 농업, 농촌에 브레이브걸스와 윤여정 같은 준비된 농업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우리 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농어인들. 우리 농업에도 기분 좋은 역주행이 바람이 불어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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