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의 상징도시로 불리고 있지만 동과 읍·면 지역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세종의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양·질적으로 팽창을 거듭하고 있지만 읍·면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당장 인구만 봐도 행복도시는 가파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읍·면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세종시 인구는 출범 당시인 2012년 7월 내국인 기준 10만 3127명에서 2021년 4월 말 36만 6418명으로 무려 3.5배나 증가했다. 이 중 신도심 인구는 출범 당시 첫마을이 위치한 한솔동 1개 동 8351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개 동 27만 1226명으로 급증했다. 신도심을 에워싸고 있는 10개 읍·면의 인구는 장군면을 제외하고 9개 읍·면 모두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 입장에서도 인구에 비례해 신도심에 행정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러다 보니 교육·문화 인프라의 신도심 편중이 심해지고, 읍·면의 소외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급기야 읍·면의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신도심으로 주거지를 옮기면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 읍·면 학생들의 통학 환경과 놀이 시설이 열악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세종시교육청 읍면교육발전협의회가 읍면 32개 학교의 통학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횡단보도나 인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리 읍·면이지만 이런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니 어처구니없다. 학생들이 매일 등하교하는 학교 주변에서 차량과 학생들의 동선이 분리되지 않고 뒤엉키면 쉽게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뿐만 아니라 읍·면은 도서관, 놀이터 등 여가·문화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민간 놀이터의 79.5%가 신도심에 분포돼 있다.

어느 도시든 신도심이 생기면 불균형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학생들의 교육환경만큼은 차이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는 세종시에 거주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차별 없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당장에는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한 보행권을 강화하고 놀이권을 보장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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