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육현장 '김영란법 카드뉴스' 제작·배포
비대면 행사·장학금 전달 이색 이벤트 눈길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대전 서구 만년초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대전 서구 만년초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1년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감염병 사태와 함께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맞물린 현실이 올해에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는 대면 접촉이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동시에 역(易)으로 스승이 학생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의 움직임이 엿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김영란법으로 인해 매년 스승의 날이면 열렸던 교육 현장에서 열렸던 기념 행사가 사라진 지도 오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는 코로나 상황까지 겹치면서 행사 개최는 물론, 개인적으로 스승을 찾는 제자들의 발길조차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보인다.

대덕구 한 초등학교 교사는 "김영란법이 생긴 후로 스승의 날을 맞아 선물은 물론 학부모로부터의 감사 메시지도 끊어진 지 오래다"라며 "바람직한 변화라는 생각이 들지만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축소 등교 또는 원격수업 등으로 인해 제자들과 함께 할 이벤트마저 크게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코로나 이전에는 케이크라도 함께 나눠먹으며 스승의 날을 자축했지만 이제는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 자체가 사실상 금지돼 작은 모임이나 행사조차 불가능하다"고 씁쓸해했다.

대전시교육청 또한 예외는 아니다. 스승을 존경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개최했던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하고 14일 유공교원 표창식만 진행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편지쓰기 등 이벤트를 마련해 스승의 날을 조금이나마 자축하는 학교도 있지만 음식물, 상품권, 기프티콘 등의 선물이 금액과 상관없이 모두 금지되면서 대부분의 학교가 스승의 날을 기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스승의 날에 앞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김영란법 관련 내용을 안내 중이다. 대전 유성구 외삼초는 스승의 날을 맞아 `선물 안주고 안받기`를 실천하자는 내용을 담은 청렴문화 카드뉴스를 발송했다. 스승의 날 의미는 살리되, 오해와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초·중·고교와 달리 대전 일부 대학에서는 색다른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자가 스승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행사가 아닌, 반대로 스승이 제자를 위해 `역(易) 이벤트`를 마련한 것.

한남대 국어교육과는 스승의 날마다 교수들이 제자들에게 1년간 정성을 모은 `사제동행 장학금`을 전달하는 특별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국어교육학과 교수들이 매달 월급에서 십시일반 돈을 모아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올해도 8명의 학생들에게 총 36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부 대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비대면 스승의 날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대학원 수업이 전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탓에 교수와의 교류도 적고 평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충남대 대학원 한 학생은 "동기들과 함께 스케치북에 교수님께 고마움을 전하는 메시지를 적고 사진을 찍어 스승의 날에 맞춰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정의·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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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대전 서구 만년초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13일 대전 서구 만년초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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