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심사제'에 분양 일정 순항은 미지수

숭어리샘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자료=현대산업개발)
숭어리샘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자료=현대산업개발)
입지와 공급 규모 측면에서 지역사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대전 탄방1구역(숭어리샘) 재건축단지에 대한 분양가 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파트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이 만연해 있는 대전 부동산 시장에서 해갈을 기대할 만한 반가운 소식이지만 예고대로 9월 분양 일정이 순항할 지는 미지수다. 넘어야 할 산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의 `고분양가 심사제`다. 이 제도는 `분양가 합리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분양가격이 급등하거나 정반대로 턱 없이 낮은 분양가가 도출되면서 시장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 대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숭어리샘 재건축조합은 최근 허그에 분양가 심사 신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대전지역은 2019년 7월 12일 서구와 유성구가, 2020년 6월 18일 동구·중구·대덕구가 각각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고분양가 심사는 허그가 지정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보증을 발급받을 때 적용된다. 허그는 분양가가 일정 기준보다 높으면 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고분양가를 통제한다.

업계에서는 숭어리샘 재건축조합 측이 3.3㎡당 2000만 원 안팎의 자체 분양가를 산정해 허그에 제출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숭어리샘 단지와 1㎞가량 떨어진 e편한세상둔산1단지(탄방동) 84㎡ 한 채가 지난 2월 말 최고가 10억 5000만 원에 매매됐다는 게 근거다. 단순계산하면 3.3㎡당 3180만 원 수준으로 고분양가 심사 시 주변 시세의 일정 비율(85-90%)을 상한으로 고려한다는 허그의 기준에 따라 2700만 원(85%)을 상회하긴 어렵다.

따라서 e편한세상둔산단지 분양가(1170만 원)와 지역 주택가격변동률, 숭어리샘의 단지규모(1974가구·일반분양 1353가구), 시공사(GS건설·현대산업개발)의 시공능력평가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2000만 원 내외 분양가가 자체 도출됐을 것이란 추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8년 처음으로 숭어리샘 재건축 사업 논의가 시작돼 지난 10여 년 동안 조합원들의 기대감은 커질 대로 커졌고 대전 아파트값도 크게 올라 희망 분양가는 아무리 낮아도 기본 1700만-1800만 원 이상일 것"이라며 "허그의 분양가 심사를 감안해 그 이상의 금액을 제출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관건은 적정 분양가 찾기로 모아진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는 시세차익을 노린 `로또청약` 기대감으로 청약광풍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너무 높은 분양가는 자금 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넘기 힘든 진입장벽인 동시에 `현금부자`를 위한 일종의 특별공급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그의 고분양가 심사제가 시행된 지난 2월 이후 한달 만인 3월 말 대구에서는 `힐스테이트 만촌역` 분양가가 3.3㎡당 2450만 원에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2019년 5월 수성구 `범어W`의 역대 대구 최고 분양가(3.3㎡당 2058만 3000원) 대비 무려 19% 오른 것이다. 한편 인천에서는 4월초 분양 예정이던 한 재건축 아파트가 1800만 원대 분양가를 기대했다가 1200만 원대로 산정되자 결국 분양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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