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3 백신접종 오는 7-8월 완료 방침…재수생 접종 안내는 추후에
고3 학부모, 접종시기·백신 안전성 '불만'…수험생 접종률 낮을 전망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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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의 백신 접종 계획이 정해졌지만 수험생들의 집단면역 형성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페이스 유지와 생활 리듬 관리에 쫒기는 수험생들에게 백신접종이 주는 불안감이 겹쳐 접종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1일 브리핑을 통해 방학기간인 오는 7-8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고3 학생이 접종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변경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유관 부처와 협의를 서두르고 있다.

다만 수험생 중 만 18세 미만의 재학생과 재수생들은 아직까지 접종일정이 예정되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 190여 일을 앞둔 수능 전까지 수험생 전원이 접종을 받지 못할 우려가 남아 집단 면역 형성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전 동구의 한 재수생은 "같은 날 같은 시험을 보기 때문에 집단 면역 형성이 관건이라고 본다. 재수생의 접종일자도 최대한 빨리 공지돼야 한다"며 "고3 학생 중에서도 수능을 볼 학생과 수능을 보지 않는 학생을 미리 구분하고 올해 수능을 볼 수험생들이 같은 시기에 최대한 빨리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백신을 거부하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험생 접종이 예정된 7-8월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로서 혹시나 모를 백신 부작용으로 수험일정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수험생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실제 치를 수능의 난이도를 가늠하고 위치와 실력을 체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만약 7-8월에 백신을 접종받고 혹시라도 후유증이 생겨 9월 평가원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손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서구의 한 고3 학부모는 "자녀가 평소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 괜히 백신을 맞았다가 쇼크가 올까 걱정된다"며 "백신을 맞은 어린 학생들의 표본이 적어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아 맞히고 싶지 않다"고 우려했다.

일선 교육청은 수험생들의 백신 접종률에 맞춰 방역체계를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교육부에서 수능 방역 예산이 따로 내려와 수험장 소독, 칸막이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며 "7-8월 예정된 고3 백신 접종 후 집단 면역 체계가 얼마나 형성될 지가 올 수능 방역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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