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삶(앤 C. 헬러 지음, 정찬형 옮김)= 유대인 출신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20세기 지성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그가 1950년 출간한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20세기 최악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파시즘과 나치즘이 저지른 만행과 학살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특히 상부의 명령에 순응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홀로코스트가 자행됐다는 `악의 평범성` 개념을 제시한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가 평생에 걸쳐 자유인이자 이방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직시하면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진실을 발언하는 삶의 방식을 일관되게 지켰다고 분석한다. 역사비평사·200쪽·1만 3800원

△자본주의의 적 (정지아 지음)= 사실과 허구 사이 틈을 파고들며 세태의 흐름을 정밀하게 포착해내는 소설가 정지아가 8년만에 출간한 소설집이다. 기억을 잃은 남자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인물들은 독자적인 삶을 이어나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기대어 숨 쉰다는 메시지를 느끼게 한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 속 `취향`의 중요성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경험`, `기억`, `관계` 등 고유한 실존적 요소에서 살짝 눈을 돌려 정체성의 새로운 요소를 탐사한다. 창비·300쪽·1만 4000원

△인생의 문장들(데구치 하루아키 지음, 장민주 옮김)= 우리는 명언을 통해 과거로부터 전해져온 인류의 다양한 지혜를 배운다. 역사의 거친 비바람을 견디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문장이기에 그렇다.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문장에는 지혜와 통찰, 감동 그리고 재미까지 인생에 필요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이 모아뒀던 인생의 문장들과 함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전한다. 이를 통해 `나는 내 삶에 무기력하지 않은지` 한 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더퀘스트·224쪽·1만 5500원

△먼저 연결하라(멜라니 A. 카츠먼 지음, 송선인 옮김)= 놀라운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서로 더 빨리 연결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조직은 사람에 의해 움직이고 사람은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잊어버리곤 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직장에서 고립감을 느끼곤 한다. 인간은 감정이 살아 있는 존재이기에 단단한 관계를 통해 성공과 일의 의미, 그리고 기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심리컨설턴트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감정의 연결을 통해 더 즐겁고, 활기차며, 행복하게 일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열쇠임을 상기시킨다. 흐름출판·396쪽·1만 7000원

△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엮음)= 조선 후기 300여 년간 공주가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 되었던 것은 충청감영이 설치된 대표도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주를 들여다보면, 공주의 역사가 새롭게 보이고, 실상과 가치를 제대로 헤아릴 수 있다. 공산성과 제민천변을 오가던 감영이 지금의 사대부고 자리로 정해진 사연을 접하면 구시가지의 공간 구성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산책으로 걷는 길마다 여러 시대와 주인공의 이야기들이 걸음마다 따라올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조선을 격동시킨 역사의 현장 충청감영 공주로 들어가는 탐험을 시작해보자. 메디치미디어·256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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