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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부

2021-05-11 기사
편집 2021-05-11 07:05:00
 정인선 기자
 jis@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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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취재 3부 정인선 기자
"공부만 하고 떠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돼 87일 만에 수장 자리에서 내려 온 임혜숙 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에 대한 과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역대 최연소, 역대 최초 여성 이사장으로 올라 '역대 최단기'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전례 없는 이사장으로 기록됐다.

위장 전입 등 청문회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으로 장관 임명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흐르자 과기계의 허탈한 분위기도 더 무거워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인사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행정 공백을 심각하게 초래한다는 데 있다.

NST는 25개 출연연을 관리·지원하는 과학기술계 핵심 기관이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20% 가량(약 4조 원)이 투입되는 출연연을 관리·감독할 정도로 국내 과학기술 생태계의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임 전 이사장이 장관 후보자에 지명되면서 NST는 이사장 선임 3개월 만에 또 다시 수장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이사장 선임에 3개월이 걸렸던 전례에 따라 이번 이사장 임명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현장의 관측이다.

현재 NST는 출연연 신임 기관장 선임과 25개 출연연의 감사 기능을 일원화하는 통합감사위원회 출범, 출연연 분원 공유지 임차 계약 만료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직무대행 체제가 갖춰져 있다고 해도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혁신적인 사업 구상 등이 나올 리 만무하다.

임 전 이사장이 장관직을 수행하게 된다고 해도 결국 정부는 NST 이사장을 허술하게 뽑았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장의 빈 자리가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면 출연연 혁신을 기대하는 연구현장의 사기는 떨어지고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NST는 현재 이사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임 이사장 선임을 위해 준비 중이다. 차기 이사장은 연구 현장에서도 꾸준히 요구됐던 '출연연을 잘 아는 인사', 정부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있게 출연연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가 와야 한다. 공부를 하는 인사가 아니라 공부를 하고 온 인사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와 이사장추천위가 정권의 입장이 아닌 과학계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취재 3부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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