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민관정 유치 당위성 한 목소리…인천·포항도 분주
정치적 입김 배제한 채 국가·지역발전 도모해야 목소리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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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창업 지원기관인 `K-바이오 랩센트럴` 정부 공모에 앞서 벌써부터 전국 지자체간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가 이달 안으로 공모를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들은 저마다 보유한 인프라와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공모 시작 전부터 치열한 시·도간 샅바 싸움이나 보이지 않는 물밑경쟁이 벌어지면서 바이오분야 스타트업과 보육을 집중 육성해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정부의 당초 취지를 벗어나 정치적 입김이나 영향력 등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따라서 정부의 신중하고 객관적인 입지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K-바이오 랩센트럴`은 실험시설, 사무 공간, 네트워킹 등을 제공해 바이오분야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사업이다. 사업규모는 2000억 원에 이른다. 이 달 중소벤처기업부의 후보지 선정 공모가 있을 예정이며, 현재 대전과 인천, 포항 등이 유치에 뛰어들었다.

지역 민·관·정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전시는 랩센트럴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달 `K-바이오랩센트럴 추진협의회`를 꾸린 시는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45개 연구기관, 295개의 연구소기업을 보유한 국내 최대 바이오 원천기술 공급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토론회에는 대전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해 랩센트럴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등 융·복합 연구를 위한 풍부한 인력과 연구기반을 갖춘 걸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혁신성장 인프라가 몰려 있는 대전이 바이오산업 클러스터 최적지임을 적극 활용하자"고 거들고 있다.

유치 경쟁 대상인 인천시는 기술개발부터 임상, 생산까지 가능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 인프라 집적단지도 장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K바이오 랩센트럴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적극 유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정부의 향후 공모 선정과정에서 각 지자체가 가진 장점들이 작용하지 않은 채 정치력 등으로 좌우될 여지가 적지 않다는 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 대형 국책사업 선정을 놓고 벌어진 정치권의 장외 힘 겨루기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각종 평가 지표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정치적 힘에 밀려 최종 낙점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따라서 랩센트럴 입지 선정에는 정치적 고려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충청권 한 기초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유치 희망도시들이 가진 정치적 영향력이 평가 결과를 뒤흔드는 걸 경계해야 한다"며 "장외 요소인 `정치적 결정`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과학기술계 한 인사는 "대형 국책 사업은 입지 선정 후 정치 외압 의혹이 수차례 제기되곤 했다"며 "정치적 영향력, 지역 안배 등보다는 국가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객관적 평가를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면 탈락 지자체들의 의구심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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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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