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소속 국가대표 전하영 선수

전하영 선수
전하영 선수
"정말 우연한 계기에 펜싱이라는 종목에 입문하게 된 것처럼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4일(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최된 2021 세계 청소년·유소년 펜싱 선수권대회에서 전하영(20·사진)선수는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터키 선수를 1점 차로 꺾고 금메달을 따낸 뒤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면서 2관왕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펜싱 역사상 여자 사브르 종목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한 것은 대회 참가 사상 최초다.

5일 대전시청을 찾은 전 선수는 "개인전 결승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상대가 먼저 공격에 성공해 득점에 실패한 줄 알았는데 상대 쪽에 들어왔다"며 "원래 경기에서 승리하면 소리도 지르고 세레머니도 해야 하는데 이긴 줄도 모르고 멍한 상태였다"며 당시 결승전을 회상했다.

중학교 때까지 육상선수 꿈을 키운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의 인생을 바꾼 건 시험 기간이었다.

"육상이 적성에 잘 맞고 육상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중학교 시험감독으로 들어온 선생님이 나에게 펜싱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종목을 바꿨다"며 펜싱 입문 계기를 밝혔다. 이어 "당시 담당 선생님이 체중관리를 위해 야간에도 헬스장에 데려다주는 등 펜싱 선수로 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며 "당시 저를 도와준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승승장구할 것 같은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그는 "지난해 훈련을 하면서 정말 힘들고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부상을 입으면서 심적으로 자신감이 위축됐다"며 "그래도 코치님과 감독님이 옆에서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심어주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고 말했다.

펜싱은 에페와 플뢰레, 사브르 등 3가지 세부 종목으로 분류된다. 사브르가 주 종목인 전 선수는 "다른 종목도 매력적이지만 순식간에 승부가 나는 사브르가 나에게 더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실업팀에 가서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중·고교 시절에는 펜싱이 직업이 아니라서 즐길 수 있었지만, 실업팀에 입단한 뒤 직업이 돼 부담스럽기도 했다"며 "학창 시절 친구들도 대학에 진학하면서 살짝 부러운 기분은 있지만 현재는 펜싱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하영의 다음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다가오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대전시와 우리나라의 이름을 전 세계로 알려 국익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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