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제도적으로 분리된 두 경찰이 한 건물을 쓰게 됐다. 세종자치경찰이 세종경찰청과 같은 건물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이는 통상 시청 내부 또는 독립된 공간에 사무공간을 마련하는 타 시·도의 자치경찰과는 다른 형태다. 전국 자치경찰 중 유일하게 세종에만 영향을 주는 `세종 특례조항`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례조항에는 세종 자치경찰의 정식 사무국을 마련하지 않도록 돼있기 때문. 이에 따라 지역 자치경찰의 사무 공간이 현 세종경찰청 임시 사무실 바로 아래층에 마련된다.

세종특례조항이 영향을 준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바로 자치경찰의 사무를 세종경찰청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경찰법 제36조에는 `세종자치경찰위원회에는 공식적인 사무기구를 두지 않고, 관련 사무는 세종경찰청에서 처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상임인사를 비상임으로 두는 단서도 달렸다.

한마디로 특례조항은 세종자치경찰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두고 경찰 내부적으로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자치경찰에 업무를 나눴는데, 특례조항이 생기면서 그 사무를 처리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럴거면 왜 나누라고 했느냐"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특례조항으로 인해 자치경찰제에 대한 행정의 관심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세종경찰과 자치경찰은 한 건물에서 셋방살이를 하며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 전국 자치경찰들이 오는 7월 정식 출범을 위해 내부 규정 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세종은 상대적으로 진척도가 낮다.

심지어 이 같은 특례조항을 세종시가 국회에 먼저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경찰 내부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비교적 경찰인력이 적은 세종시 특성상 자치경찰의 규모를 타 시·도보다는 축소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게 세종시의 제의 취지다.

하지만 자치경찰제 시범도시이자 행정수도가 전제된 세종시의 `자치경찰`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민생 담당 경찰을 구축한다는 `자치경찰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볼 때다. 세종취재본부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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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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