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3부 정민지 기자
취재3부 정민지 기자
비대면 바람을 타고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키오스크는 여전히 잡음이 인다. 일부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키오스크를 익숙하게 사용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소외 문제를 없애줄 대책은커녕, 키오스크는 악성 고객으로 인한 매장 종사자 보호와 위드 코로나 시대 속 `접촉`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준다는 장점으로 나날이 보편화 되고 있어 디지털 소외계층의 삶은 더욱 고립돼 가고만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금융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시중은행들이 영업점포를 일제히 폐쇄하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말 전국 국내은행 점포 수는 모두 6405개로, 이는 2019년 말(6709개)과 비교해 304개 감소한 수다. 그 중에서도 대전지역은 174곳의 은행 점포가 1년 새 161곳까지 줄어들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감소폭을 보였다. 시중은행들은 영업점포 문을 대폭 닫는 대신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각종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지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들불 번지듯 퍼지는 비대면 문화에 따라 금융시장의 디지털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일 수 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 해도 은행은 결국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사기업이기 때문이다. 사기업에서 경제적 타격을 감내하면서까지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을 끌고 갈 명분은 없다.

다만 은행은 다른 사기업과는 결이 다르다. 국가의 감독을 받고 금융위기가 오면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 공공성을 크게 띤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렇기에 사회적 흐름뿐 아니라 사회적 현상도 잘 반영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의 비대면화는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 저하는 물론 보이스피싱 등의 금융피해 노출 위험성이 보다 커진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뿐 아니라 금융당국은 고령층 전용 앱 개발 등 실효성 떨어지는 방안만 내세울 게 아니라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 강화와 맞춤형 상품 제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때다. 취재3부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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