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어느덧 개나리꽃도 지고 낮 기온은 30도에 육박하는 등 엊그저께 새 학기가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도서관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예년 보다 밤새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지만, 여전히 시험 기간이 되면 도서관은 만석이 되고 불철주야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는 인생에서의 많은 시간을 시험을 준비하고 응시하는데 보낸다. 시험의 본질적 의미는 특정한 주제에 대한 지식의 수준을 알아보거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수단을 말하며, 이는 평가 목적과 방법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예컨대, 매년 11월에 시행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입시를 위해 도입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언어, 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영역 등의 수학능력을 측정한다. 매년 수능시험 후 출제위원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을 충실히 반영하고, 정상적 고등교육 과정을 이수한 수험생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출제 기본방향을 발표한다. 물론, 대부분의 수험생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출제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부 문항의 난이도와 변별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곤 한다.

교수라는 직업의 특성상 학내 시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시험 출제를 간혹 한다. 출제자 입장에서는 문항의 변별력과 난이도를 확보하여 수험생 간의 실력의 차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출제자의 의도와 다르게 검토과정에서 문제가 대폭 수정되거나, 인위적으로 난이도를 확보하기 위해 문제형식을 매우 어렵게 만들어 풀이 과정이 매우 복잡한 소위 말하는 킬러문항을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워낙 응시생이 많고 소수의 합격자를 결정하기 위해 순위를 매겨야 하는 시험의 특성상 이러한 킬러문항은 필요할 것이나, 가끔은 시험을 통해 본인의 부족함을 파악하고 이를 보완하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진정한 시험의 목적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최고의 학습은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고, 이를 위한 도구로써 시험이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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