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ETRI가 개발한 비대면 모니터링 시스템.
ETRI가 개발한 비대면 모니터링 시스템.
전자·통신은 과학분야 중 생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상에 있어 전자 장비 없는 생활을 생각해본 적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동 중에도 전국에 있는 많은 사람과 연결하게 해주는 휴대전화, 업무를 위한 컴퓨터 등도 모두 전자기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 4G, 5G 등 통신은 물론, 반도체 등 컴퓨터 기술을 개발하며 윤택한 생활에 일조해오고 있다. 산업체에 대한 기술 전수 지원과 산업체와의 공동 개발 등도 해오고 있다. 최근 ETRI는 정보통신기술 연구개발(ICT R&D)을 통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 위한 코로나19 지침 아바타 수어 개발=코로나19 생활방역 지침을 딥러닝 기술로 합성한 음성과 그래픽을 활용한 수어 애니메이션을 개발했다. 시·청각장애인들이 긴급재난방송 안내를 제때 받아 정보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는 이 기술은 수어로 지침을 안내하는 영상과 시각장애인을 위해 관련 문자메시지를 합성음으로 읽어줄 수 있다. 연구진이 만든 영상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 두기 수칙과 개인이 지켜야 할 5가지 수칙별 행동 요령을 농식 수어로 표현하고 자막을 음성으로 변환, 합성한 내용이 담겨있다. 긴급재난안내문자 내용을 연구진이 개발한 딥러닝 번역 엔진을 통해 한국어 문장을 수어 원고(Script)로 바꾸고 이를 다시 수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ETRI는 △`한국수어방송`기술 △자막으로 감정표현하는 `상황해설방송`기술 △`감정표현 자막방송` 등에 중점을 뒀다.

연구진은 향후 방송 뿐 아니라 VOD, CG 등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대상으로 자막, 수어 번역 대상 분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비대면 실시간 환자 생체신호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코로나19 치료제가 온전히 개발되지 않아 환자가 자연 치유되기까지 집중 진료가 필요하다. 의료진들과 확진자간 접촉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환자를 살필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ETRI는 ICT 노하우를 활용해 환자와 의료진이 비대면 상태에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덕분에 의료진의 2차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의료인력 운영 효율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경권연구센터·의료기기 중소기업이 공동개발한 환자 생체신호측정장치와 환자 중앙감시장치로 구성됐다. 이 장치를 통해 환자의 심전도, 맥파, 맥박, 호흡, 헤온, 혈압, 혈중산소포화도 등을 바로 측정하고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진은 근잡음·노이즈 제거를 위한 신호처리 기술과 서버 기술 등을 활용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협력해 시험검사와 인허가를 대폭 단축시키는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식약처 산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심의에서 의료기기 2등급 품목인증을 받았다. 덕분에 국내 병원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 문경 생활치료센터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으며 감염병 환자 뿐 아니라 일반 병원에서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데 장점을 지녔다.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서울보라매병원 등 국내 다수 병원과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도 해당 기술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의료진의 현장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시스템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세계 최고수준 감도 비접촉 센서= 기존보다 감도가 660배 뛰어나 1㎝거리서도 습도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ETRI를 통해 개발됐다. 손가락으로 직접 터치하지 않는 비접촉 방식으로 1㎝ 내외서 습도 감지가 가능하다. 생활 속 거리 유지가 중요한 코로나19 등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는 신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활용해 피부의 땀과 같은 수분이나 사람의 호흡량을 고감도 감지할 수 있게 됐다. 미국화학회(ACS)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 AMI지에 지난 3월 등재됐던 이 기술은 습도에 따라 저항이 변화하며 전기 신호 출력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 모니터 스크린 등 터치형 제품이나 전자기기 방수 기능에 활용되며 최근에는 스마트 사물인터넷(IoT), 농작물 관리 스마트 팜 등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다. 기존 센서보다 감도가 660배 이상 뛰어난 것은 물론, 감지 시간도 0.5초로 최대 12배 빨라졌다. 피부의 수분량, 운동 전후 땀 배출량 및 호흡량의 차이 등을 감지할 수 있어 위생·소독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출입문, 엘리베이터 버튼 등 터치식 제품의 대안 기술로 꼽힌다.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강화=ETRI는 기업들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R&D 부문뿐 아니라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기업이 ETRI 기술을 이전받거나 장비나 시설을 사용하면서 부담하게 되는 비용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방식이다. 정액기술료와 착수기본료를 감경하고 납부기간도 최대 2년까지 늘렸다. ICT 분야 기술개발 검증을 위한 시험비용 면제와 연구장비와 시설 사용료 역시 무료로 변경했다. 3D 프린팅 시제품 제작과 성능시험과 품질 측정을 위한 테스트베드 사용비용도 면제됐다. 현재까지 3억 4000만 원 가량의 기술료 감경과 58개 기업이 6700만 원의 장비 사용료 면제가 이뤄졌다. 또 60개 기업은 3D 프린팅 시제품 제작 지원을 하면서 7500만 원 가량을 면제받았다. 테스트베드 사용지원도 123건에 이른다.

ETRI 관계자는 "ETRI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종 기술 개발은 물론, 기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며 "그간 축적해온 ICT 융합 기술력과 중소기업 지원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산화 및 사업화 협력을 지속하며 힘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앞으로도 정부부처는 물론, 지자체, 각종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에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소기업이 ICT 생태계에서 자립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ETRI가 큰 힘이 되어주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임용우 기자

※이 기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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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가 개발한 장애인 위한 코로나19 지침 아바타 수어 활용 예시
ETRI가 개발한 장애인 위한 코로나19 지침 아바타 수어 활용 예시
ETRI가 개발한 비접촉 습도센서 활용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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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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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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