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낮고 투자 미이행 속출… 지방세 법인납부액 비율 감소

세종시 기업 유치 실적이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는 가운데 지역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역외로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시와 시의회 상병헌 의원 등에 따르면 시 세수 중 법인세의 비율이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시 지방세는 1252억 원에서 7925억 원으로 535% 늘었지만 그중 법인납부액의 비율은 2012년 17.65%(221억 원)에서 지난해 12.3%(981억 원)로 되레 5.35%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그간 도시는 발전했지만, 기업 유치 실적은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시가 출범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협약을 맺은 기업 108개사 중 이날기준 착공이 완료돼 유치가 확정된 기업은 그 절반 가량인 57개사에 머물렀다. 이어 입주가 완료된 57개사를 통해 유발된 고용은 1만 6919명이며, 그중 한 기업이 전체의 69%인 1만 1686명을 고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시 고용을 하지 않는 기업도 6개사로 나타나며 지역에 고용유발 효과를 보인 곳은 극소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시는 창업 3년 미만의 유망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투자유치 촉진에 관한 조례` 등을 신설했지만, 단 2개사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 초라한 기업유치 실적에 지역 청년 일자리 상황 또한 좋지 않다. 고용노농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전국 청년고용률(15-29세) 중 세종은 35.6%로 집계됐다. 이는 인근 전국 평균 42.2%를 하회하는 수치이며, 전국 특·광역시 중 최하위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세종을 떠나 수도권 등지로 빠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솔동에 거주하는 신 모(28)씨는 "몇 년 전 세종으로 넘어올 때만해도 지역 성장에 따라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해도 일자리가 늘어나긴 커녕 집값상승 등 청년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취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수도권으로 옮겨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상 의원은 부진한 기업 유치·청년 일자리의 현실에 따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 의원은 "최근 3년간 정례브리핑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단독 주제로서 기업 유치 성과나 기업 유치를 위한 전략 등에 관한 내용이 없다. 시가 내세울 만한 기업 유치 성과가 없는 것"이라며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조금을 지원 받은 33개사 중 13곳이 투자 포기 등의 이유로 지원금을 반납했다. 기업 유치를 위한 타 시·도와 차별화된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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