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5명 '섬섬옥수' 대전역점서
열차 승객들에게 무료로 네일케어

무료 네일케어 매장 `섬섬옥수` 대전역점에서 근무하는 5명의 네일 아티스트들. 좌측부터 허영금(43), 최지윤(41), 박은희(53·센터장),김가을(27), 강효정(27)씨. 사진=섬섬옥수 대전역점 제공
무료 네일케어 매장 `섬섬옥수` 대전역점에서 근무하는 5명의 네일 아티스트들. 좌측부터 허영금(43), 최지윤(41), 박은희(53·센터장),김가을(27), 강효정(27)씨. 사진=섬섬옥수 대전역점 제공
"장애인도 할 수 있는 일들이 제공돼 일자리도 갖고 승객들에게 작은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대전역 1층 서광장에 문을 연 네일케어 매장 `섬섬옥수`에서 만난 중증장애인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들이 매니큐어를 바르고, 장식품을 얹은 순간 손톱 위에 하나의 예술 작품이 완성된다. 붉은 장미가 화려하게 꽃봉오리를 피우기도 하고, 밤하늘에 떠오른 별이 오색찬란한 빛을 뿜기도 한다. "우와, 예쁘다"라는 찬사가 나오는 순간, 소리를 들을 수는 없어도 고객의 표정에서 이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공공기관의 보유 자원을 활용해 장애인의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 `섬섬옥수`는 당일 열차 이용 고객에게 무료로 네일 기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섬섬옥수 대전역점)로 예약하거나 별도 예약 없이 당일 승차권을 보여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서부발전과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사)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등 5개 기관이 청각장애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추진됐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아티스트는 박은희(53)씨와 허영금(43), 최지윤(41), 강효정(27), 김가을(27)씨 등 5명이다. 이들은 각각 지체장애와 청각장애를 갖고 있지만, 저마다의 신체적 불편을 기술로 승화하는 일에 매진 중이다. 5인 5색의 뜻을 갖고 모인 이들은 장애인고용공단 천안아산맞춤훈련센터에서 네일아트 기술을 이수했다.

`청각장애인인데 어떻게 소통하며 일을 할 수 있지?`라는 편견에 대해 `사람 간의 소통은 관심과 사랑이 있다면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룰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고객의 입모양과 얼굴 표정을 통해 요구를 파악할 수 있고, 핸드폰 문자와 청각장애인 전용 애플리케이션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박은희 센터장은 "장애의 유무는 사람의 특성일 뿐, 차별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며 "장애로 인해 일자리를 갖지 못했던 이들에게 일자리가 주어져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훗날 우리의 이름을 내건 네일케어 매장을 열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힌 이들은 저마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변함없이 열차 승객들의 손과 마음에 저마다의 꽃을 피우고 있다. 박상원 기자·이태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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