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의 탑정저수지에 승용차가 추락해 대학생 5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대학생들은 인근 대학교에 다니는 선후배 사이로 한밤중에 탑정저수지를 지나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15일 아침 저수지 난간이 부서져 있고, 물 위에 승용차 잔해가 떠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의 신고로 알려졌다. 경찰은 승용차가 0시 23분쯤 사고 지점 인근 CCTV에 찍힌 사실로 미뤄 그 직후 사고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차량이 렌터카인 점을 확인하고, 운전미숙이나 음주운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은 경찰 수사로 어느 정도 밝혀지겠지만 먼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사고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아무런 제지 없이 난간을 뚫고 곧바로 호수로 들어간 듯한 부분이 주목된다. 한눈에 봐도 허술한 난간인데 돌진하는 차량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가정이지만 이런 위험천만한 곳에 튼튼한 차량방호울타리(가드레일)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대학생의 한밤중 렌터카 사고는 잊을 만하면 다시 일어난다. 몇 년 전 홍성에서도 대학생이 한밤중에 렌터카로 운전을 하다 신호등 지지대를 들이받아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의 도로 이탈을 막고 완충 역할을 해줄 가드레일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고였다.

탑정호는 무려 2.94km의 수변데크가 조성돼 있으며, 국내 최장인 600m의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연간 2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산시는 다음 달 출렁다리 개장을 앞두고 명칭을 공모하고 노래를 만드는 등 잔뜩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출렁다리와 탑정호 주변의 안전망 구축은 뒷전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탑정호 주변을 주행하다 보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점이 한두 곳이 아니다. 호수 주변에는 운전이 능숙하지 못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곡선 구간들도 꽤 있다. 이런 위험 구간에는 차량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호울타리부터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한 논산시는 이번 차량 추락사고를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국내 최장 출렁다리 홍보도 좋지만 안전 대책 마련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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