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의 직접 원인은 경찰 수사로 어느 정도 밝혀지겠지만 먼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사고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아무런 제지 없이 난간을 뚫고 곧바로 호수로 들어간 듯한 부분이 주목된다. 한눈에 봐도 허술한 난간인데 돌진하는 차량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다. 가정이지만 이런 위험천만한 곳에 튼튼한 차량방호울타리(가드레일)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대학생의 한밤중 렌터카 사고는 잊을 만하면 다시 일어난다. 몇 년 전 홍성에서도 대학생이 한밤중에 렌터카로 운전을 하다 신호등 지지대를 들이받아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의 도로 이탈을 막고 완충 역할을 해줄 가드레일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고였다.
탑정호는 무려 2.94km의 수변데크가 조성돼 있으며, 국내 최장인 600m의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연간 2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산시는 다음 달 출렁다리 개장을 앞두고 명칭을 공모하고 노래를 만드는 등 잔뜩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출렁다리와 탑정호 주변의 안전망 구축은 뒷전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탑정호 주변을 주행하다 보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점이 한두 곳이 아니다. 호수 주변에는 운전이 능숙하지 못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곡선 구간들도 꽤 있다. 이런 위험 구간에는 차량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호울타리부터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한 논산시는 이번 차량 추락사고를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국내 최장 출렁다리 홍보도 좋지만 안전 대책 마련이 더 급하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