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벌어진 1대 2 구도의 대립과 충돌 상황에는 당권을 목표로 삼고 있는 3명 의원의 이를테면 물고물리는 역학관계의 특수한 단면이 투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당권 레이스 총성이 울린 마당에 홍 의원 입장에서는 정 의원과 주 원내대표의 비공식 만남이 달갑게 여겨지지 않았을 테고 그러다 중진의원들 회의 자리에서 불편한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를 하다 보면 때로는 부딪칠 수도 있는 법이고 또 어떤 정책적 현안을 놓고 판단과 이해가 다를 때는 갈등전선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일은 적잖이 우려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알다시피 홍 의원과 정 의원은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선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충남에 지역구가 붙어있는 이웃 사촌지간이라 할 수 있지만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서로 긴장·견제 관계로 전환된 게 작금의 현실이다. 타 지역 당권 후도들도 여러 명 거론되고 있지만 원래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만큼 파열음이 터질 개연성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역내 라이벌 의식과 주도권 싸움 성격까지 가미되면 앙금이 더 무겁게 쌓이지 않는다는 보장을 하지 못한다.
당권 도전 기회는 정치일생에 한번 올까말까 한다. 지역 보수진영의 맏형 격인 두 의원 경우도 이번이 아니면 차후에 당권 도전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그런 각자의 사정이 있어 한 사람의 양보가 불능이라면 대신 당당한 대결을 펼칠 것을 주문한다. 까닥하면 다른 곳에 어부지리를 안겨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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