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들, 복수초 배정에 과밀학급·통학환경 불편 호소
시교육청 "학령인구 감소 등 신설초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

매천교에서 복수초로 이어지는 통학로 모습. 급경사로 이뤄져 주민들은 겨울철 적설 및 결빙에 대한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수습기자
매천교에서 복수초로 이어지는 통학로 모습. 급경사로 이뤄져 주민들은 겨울철 적설 및 결빙에 대한 안전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조은솔 수습기자
대전 서구 내 도마·변동 재개발사업 지구 입주예정자 자녀들의 초등학교 배정을 두고 주민과 교육당국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이 과밀학급 가능성과 열악한 통학환경 등을 이유로 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대전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내년 9월 입주가 예정된 도마·변동 8구역 주택재개발 지역 주민들의 자녀는 대전복수초에 일괄 배정되면서 총 459명의 초등학생이 복수초 등굣길에 새롭게 나서게 된다.

주민들은 교육권 침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복수초 총학생 수가 632명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21.8명으로 재개발 구역 학생들까지 복수초로 유입되면 교실은 물론, 학교 운동장 등 교육환경이 더욱 열악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입주를 앞둔 한 주민은 "8구역뿐만 아니라 9구역, 복수 2구역 등 재개발 정비사업에 따라 유입될 학생 수를 고려하면 복수초의 수용능력은 한계점에 다다를 것"이라며 "초교 신설이 불가능할 경우, 분교형태나 모듈러교실(조립식 이동형 교실)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보통학이 어려운 도로환경으로 각종 안전사고 문제도 쟁점이다. 아파트 정문부터 복수초까지 약 1.4㎞로 도보 이동만 2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좁은 매천교를 통과해야 하는 통학로는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는데다 급경사길이다.

2023년 5월 준공 예정인 매천교 개량사업에 따른 안전 사고 가능성 또한 주민들이 자녀들의 등하굣길이 걱정스러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 입주예정자는 "2019년 분양 이후 1년 6개월간 지속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방안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이 같은 불편을 학생과 학부모가 감수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해당 지역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시교육청에 버드내중 내에 초등학교를 신설, 초·중 통합학교를 운영할 것을 건의함과 동시에 이전 예정인 서부교육지원청 자리에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교를 신설하기 까다로워졌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설립 과정인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 요건 중 하나가 4000세대를 넘겨야 한다"며 "도마·변동 8구역은 1881세대 입주 예정으로 조건에 부합하기 어렵고 학령인구 감소세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학교를 신설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듈러 교실도 임시방편일 뿐 체육활동이나 급식 문제 등을 해결하기 역부족"이라며 "통학로 안전문제에 관해서는 지자체와 함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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