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오래전부터 우리 집에는 `무비나이트`라는 소소한 주간 행사가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매주 금요일 저녁이 되면 식구들이 모여서 팝콘과 함께 영화를 함께 시청하곤 했었다. 아이들이 큰 지금은 주간 행사가 아닌 월례 행사 정도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초등학생인 막내딸은 금요일이 되면 종종 영화를 함께 보자고 조르곤 한다. 지난주 무비나이트 시간에 봤던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Soul)`의 인상 깊었던 몇 장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 가드너라는 뉴욕시에 거주하는 재즈음악가이자 중학교 시간제 밴드 지도교사의 열정과 꿈을 다룬 애니메이션 소울은 우리에게 친숙한 `업(2009)`, `인사이드 아웃(2015)` 등을 감독한 피트 닥터(Peter H. Docter)의 작품으로 픽사 영화 중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올해 오스카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 후보에 올랐다.

조는 자신의 꿈인 유명 재즈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렇게 되는 것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였다. 시간제 교사 일을 하던 조가 어느 날 제자로부터 유명 재즈 색소폰 연주자인 도로시 윌리엄과 함께 연주할 기회를 제안받고, 삶과 죽음을 넘나든 우여곡절 끝에 그날 밤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다. 연주를 마친 조는 꿈을 이룬 기쁨과 환희를 느끼는 대신 오히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자신을 보며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그때 마침, 공연장에서 나오는 도로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는 조와 만나게 되고, 도로시는 다음과 같이 한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내일 보자며 택시를 타고 떠난다. 어린 물고기가 늙은 물고기에게 헤엄쳐가서 말했어. "바다를 찾고 있어요." 늙은 물고기가 대답했지. "네가 있는 곳이 바다란다." 다시 어린 물고기가 말했어.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저는 바다를 찾고 있다고요."

우리는 삶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무한 경쟁사회에서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삶의 소중한 다른 부분도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기 바라며, 이번 주말에는 영화 `소울`을 추천한다.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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