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
>

[기자수첩] 앙급지어(殃及池魚)

2021-04-16 기사
편집 2021-04-16 07:05:29
 강정의 기자
 justice@daejonilbo.com

대전일보 > 오피니언 > 대일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취재1부 강정의 기자
대전시가 최근 배포한 대전 일부 학교 학생의 방역수칙 미준수 사진 공개로 인한 여진이 여전하다. 공개된 사진엔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거나 착용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지역에서 학원 발(發) 코로나19 확진자가 세자릿수에 육박하는 상황 속에서 추가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시의 사진 공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배포 사진을 기사화한 언론을 지목하며 받아쓰기를 했다는 망언을 내뱉는 한편 시의 공개 취지를 두고도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등 정치적 음모론까지 꺼내 들고 있다.

다만 경각심 고취를 취지로 한 시의 사진 배포가 가져온 결과에 대해선 다시금 톺아볼만하다. 시의 사진 공개 계획을 전달받지 못했던 대전시교육청은 아무런 방비를 하지 못한 채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교육 현장에서의 민원은 속출했고 사진 속에 등장한 학생들은 무분별한 질타를 견뎌야만 했다. 교육 현장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시교육청은 방역 문제는 차치하고 빗발치는 민원에 난처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특히나 사진 공개 여부를 두고 방역 공조 기관인 시와 시교육청 간에 아무런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꽤나 볼썽사나웠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학교 내부에서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점검이 '방역수칙 위반 학교'라는 불명예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자이크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공개됐던 것과 함께 공개된 사진 속 일부 학교에선 단순히 세면 등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었던 모습이 방역수칙을 어긴 정황으로 비춰지면서 마녀사냥을 당했던 점 또한 논란을 부추겼다.

앙급지어(殃及池魚·'뜻하지 아니한 재앙을 당한다는 뜻'의 성어). 방역당국의 무너진 공조 체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사진 공개 취지는 바람직하다 볼 여지도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취재1부 강정의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stice@daejonilbo.com  강정의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