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헌혈의집 둔산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수습기자
15일 오후 헌혈의집 둔산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수습기자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사람이 많아 대기시간만 1시간이나 걸렸는데, 오늘은 오자마자 헌혈이 가능하네요."

15일 오후 대전 서구 헌혈의집 둔산센터.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센터는 한산하기만 했다. 시민 4명이 헌혈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고, 헌혈을 마친 나머지 1명은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방문자는 적었지만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 간호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1시간 동안 둔산센터를 찾은 시민은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둔산센터 한 관계자는 "둔산 횟집과 감성주점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방문율이 30% 정도 줄어들었다"며 걱정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수혈을 필요로 하는 지인이 있어 헌혈을 하러 왔다는 A씨는 "평일 낮에도 많을 땐 대기자가 5-10명 있었는데, 오늘은 인원이 적은 편"이라며 "헌혈 과정에서 코로나가 전염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 때문에 방문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헌혈에 동참한 B씨도 "학교로 찾아오는 헌혈 차량을 통해 헌혈에 참여했었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차량이 오지 않아 직접 방문했다"며 "밀집시설이라는 편견 때문에 방문을 주저했는데 코로나 확산 이전보다 사람이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2월 발표한 `2020 혈액제제 공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혈액공급 실적은 전년 대비 5.2%(22만 4342건), 전체 헌혈량은 6.4%(17만 9691건) 감소했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 한 관계자는 "지난해 동안 적혈구 혈액재고보유량 5일분 미만 일수가 279일에 달하는 등 혈액수급 불안정 상태가 심각했다"며 "개학 연기 등으로 단체헌혈과 연간 관내 헌혈자 모집 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올 들어 헌혈자 숫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증가했지만, 혈액적정보유량인 5일분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15일 0시 기준, 전국 혈액보유현황은 `관심` 단계인 3.3일분에 그친 가운데 혈액원은 혈액 공급을 늘리기 위해 오는 17일 대전·충청지역 소재 헌혈의집 운영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연장할 방침이다.

혈액원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아파트 헌혈 위주 등 단체 헌혈 활성화 등에 힘쓰고 있다"며 "각 지자체와 민·관·군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 홍보 협조가 필요하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박상원 기자·이태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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