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14일 육군사관학교 유치 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추진위 구성은 육사 유치를 공개적으로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의미 있게 와 닿는다. 그동안 물밑 작전에 좀 더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정공법을 택해 공개적으로 유치전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육사 추진위는 220만 도민의 역량을 모으고, 토론회 등을 통해 충남 유치 당위성을 홍보하게 된다. 새로운 육사 후보지로 충남 논산이 최적지라는 범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정부 유치 활동을 벌인다는 수순이다.

충남의 추진위 구성은 한마디로 시의적절해 보인다. 다른 시도가 속속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는 마당에 충남 입장에서 굳이 속내를 감출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사실 충남은 육사 유치전의 선두 주자나 다름없다. 일찌감치 육사 이전 TF팀을 구성해 이전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검토해 왔다. 양승조 지사는 육사 유치를 민선 7기 공약으로 내놓았고, 당선 이후에도 공을 많이 들여왔다. 이런 사실로 미뤄 충남도의 추진위 구성은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는 육사는 1946년 개교해 건물이 낡고 노후한 데다 도심 개발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 이전이 불가피하다. SKY대와 맞먹는 육사 이전 후보지로 여러 지역이 나서고 있지만 충남 논산을 빼놓고 최적지를 설명할 수 없다. 국방의 메카인 논산은 다른 후보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점이 많다. 논산·계룡에는 육·해·공군 본부, 육군훈련소, 국방대가 위치해 있고 인근에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관련 산하기관이 30여 개나 된다. 이러한 입지와 교통 인프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논산이 최적지가 아니라면 오히려 우스운 일이 된다.

충남이 강점이 많다고 하나 방심은 금물이다. 정부기관 유치는 객관적인 데이터만 가지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유리한 듯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닌 경우가 많았다. 충남은 육사 추진위가 닻을 올린 날 공교롭게도 한국섬진흥원 유치에 실패했다. 유치 당위성이 충분했던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중부해양경찰청을 놓친 경험도 있다. 육사 유치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이런 실패를 거울삼아야 한다. 민·관·정이 힘을 모아야 하고, 이 삼박자가 잘 어울려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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