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대전일보 DB)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대전일보 DB)
국민의힘 충청권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차기 당권 도전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회에서 14일 열린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연석회의에서다.포문은 당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홍문표(4선, 충남 홍성·예산) 의원이 열었다.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이날 회의에서 홍 의원은 정진석(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과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에게 "담합한다는 게 사실이냐"고 쏘아붙였다.

두 의원이 당 대표 경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보도의 진위를 캐물은 것이다. 정 의원은 재보선 직후 주 대표 대행과 만나 단일화를 두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대표 대행은 "국민 뜻에 반해 구태의연하게 나눠먹기식 정치를 해서 되겠나"라는 홍 의원의 성토에 "그런 일 없으니 우려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홍 의원이 보도된 신문 스크랩을 다시 들이밀며 "왜 잡아떼느냐"고 따지자, 이번에는 정 의원이 "근거 없는 얘기 하지 말라"고 반박하며 서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정 의원과 주 대표 대행의 단일화 논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홍 의원은 보도되고 있는 정 의원과 주 대표 대행의 당 대표 단일화 논의를 `담합`으로 규정하며 `오만과 독선 정치`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홍 의원은 "조직과 체제를 혁신해야 할 당 중진의원들의 당 대표 담합 소식에 국민과 당원들은 70-80년대 정치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구태정치이자 나눠먹기식 패거리 정치다. 이런 추잡한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20-30대 정치 참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이런 행동과 현실을 보고 개탄할 것"이라며 "민심을 두려워 한다면 이제 담합과 나눠먹기식 정치는 청산하고 300만 당원과 함께 개혁과 혁신으로 당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차기 당권을 놓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의원총회 및 19일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통해 주 대표 대행 거취 등의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주 대표 대행이 당권 주자로 나서기 위해 원내대표 임기인 5월 말 이전 사퇴할 경우 바로 원내대표 선출 국면으로 전환된 뒤, 새 원내대표 체제하에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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