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영화 `기생충`에 이어 배우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어 뿌듯하다. 그동안 대부분의 한류는 아이돌 중심의 팬덤 문화였는데 기생충과 더불어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의 수상은 전 연령층이 대상인 영화 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윤여정의 수상은 그녀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으로도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한국인 악센트(accent)가 있기는 하지만 75세가 넘는 나이에도 본인이 전달하려는 바를 정확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다들 의아해 했다고 한다. 아카데미 수상 전에도 나이에 움츠러들지 않고 젊은 배우들이나 외국인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했다고 한다. 사실 윤여정의 영어는 엄밀히 따지면 문법적으로 정확하게 맞는 영어는 아니다. 그러나 상황에 맞는 표현과 위트가 가미된 그녀의 영어는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논평한 영국이 미디어에서는 심지어 그녀의 소감을 올해 최고의 영어 수상 소감이라고 할 정도였는데 언어라는 것이 `정확성`보다는 상황에 맞는 `적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여기서 영어교육의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10년 넘게 영어를 배웠지만 말 한마디 못하는 영어와 일흔이 넘어서도 수많은 관중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영어는 분명 차이가 있다. 윤여정의 경우는 이민 생활 중에 외국인을 직접 만나면서 몸으로 익힌 영어인데 이게 모든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므로 영어학원에 다니는 것이다. 외국인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일반인은 쉽지 않아서 학원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마저도 시험 영어의 그늘에 가려져 오래가지 못하게 된다.

어떤 이는 영어를 배워봤자 한정된 사람만 사용하게 되는데 굳이 전 국민이 영어에 목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표한다. 그러나 BTS나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분명 처음부터 해외시장에서 이렇게 어마어마한 반응을 기대하고 준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멋들어지게 영어를 구사하는 BTS나 세련되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영어로 소감을 발표하는 감독이나 배우를 보면서 정말 언제 사용할지 모른다고 등한시 할 것이 아니라 만약의 순간에 가장 빛나기 위해서 항시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인터넷과 유튜브 등 번성으로 이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진 상황에서는 필요성이 더하다. 한국의 호미가 미국의 아마존에서 최고의 상품으로 호평을 받는 현실이다. 과연 누가 전 세계 시장에 호미를 팔 생각을 했을까. 그만큼 우리는 과학의 발전과 영어의 보편화로 이제 가까워지고 있다. 다시 말해 전 세계가 시장이 되고 전 세계가 우리가 구매하는 마켓이 된 것이다.

영어를 왜 배우는지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다시 한번 물어야 한다. 문제를 풀기 위함인가. 아니면 영어 자체에 흥미가 있어서 외국어 문법을 공부하기 위함인가. 이도 아니면 자기의 심정이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함인가. 150세 시대를 사는 우리 아이들은 자기의 마음과 감정 상태를 타인에게 전달하고 국제화 시장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소양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금은 철없어 보이는 당신의 자녀에게 인생에서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을 때 자신과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준비를 우리는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언어 교육의 진정한 이유다.

임진표 청담어학원 세종브랜치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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