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에서 완패한 민주당 새 원내대표 경선일을 이틀 앞두고 있는 가운데 충남 천안(을)이 지역구인 3선 박완주 의원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경선은 박 의원과 경기 구리시에 지역구를 둔 4선 윤호중 의원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최소 3파전 구도가 예상됐으나 1명이 중도 포기함으로써 두 의원의 단판 빅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박 의원으로선 이번 경선이 정치 입문 후 더 없는 기회일 것이다. 집권여당 원내사령탑 자리는 하고싶어도 공략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자리다.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점에서 박 의원은 행운이 어른거리고 있는 지역 정치인이라 할 만하다.

박 의원과 윤 의원은 어제 1차 합동토론회를 통해 자신들의 역할론을 내세웠다.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반성과 쇄신에 방점을 찍는 한편, 변화의 리더십을 역설하며 당 소속 의원들 표심을 자극하려는 모습이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현실진단과 내용 면에서 두 사람의 결에 다름이 느껴진다 할 것이다. 상대인 윤 의원에 비해 박 의원의 정치·정책적 사고 및 태도를 놓고보면 더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측면이 도드라진다. 윤 의원에 견주었을 때 박 의원은 세력이나 정치이력 면에서 도전자 입장에 가깝다. 일견 밀리는 게임으로 비칠지 모르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오히려 반전의 모멘텀이 박 의원을 향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우선 박 의원은 윤 의원에게 패배한다고 가정해도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되지 않는다. 이른바 친문 후보자와 1대 1로 겨루며 상당한 득표력을 보여주면 그 자체가 박 의원의 향후 정치자산이 될 게 자명하다. 다른 하나는 열세 후보로 인식되는 박 의원이 윤 의원을 누르는 이변 연출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130명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 그룹 표심이 박 의원에게 쏠릴 경우 이번 경선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정치색이나 이념성향이 비교적 온건하다는 것도 이번 경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면 대전·충남 출신 1호 원내대표가 된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개인의 성취와 도약이고 아울러 충청권에도 음으로 양으로 후광효과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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