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동주택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탄방1구역(숭어리샘)과 용문1·2·3구역 재건축단지 분양가가 신고가를 작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세 반영을 골자로 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의 고분양가 심사제도로 분양가 상승은 이미 상수화됐고 관심은 적정 상한선으로 모아진다. 대전 아파트 가격이 최근 수년 동안 급등세를 탔다는 점에서 두 재건축단지의 분양가가 1700만-1800만 원대 엇비슷한 선까지 키 맞추기하며 올라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허그의 견제로 분양가가 1500만-1600만 원대에서 책정된다고 해도 역시 과거 대전지역 아파트 분양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2월 말 시행에 들어간 고분양가 심사제 개선안은 고분양가 심사를 할 때 주변 시세의 일정 비율(85-90%)을 상한으로 고려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 비교사업장을 분양사업장, 준공사업장 각각 한 곳씩 두 곳을 선정해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의 상황을 모두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가 허그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주택 공급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라 분양가 현실화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오는 9월 분양을 예고한 숭어리샘과 용문1·2·3구역 재건축조합도 분양가 심사를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면서 양질의 아파트를 시공하고 고분양가 및 로또 분양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기 위한 셈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행정절차 지연, 명도소송 진행 등 여러 변수와 함께 분양가 산정 문제가 분양 일정 지연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두 아파트의 분양가로 3.3㎡당 1700만-1800만 원 설이 나돌고 있다. 1년 전 인근에서 입주한 e편한세상둔산1-2단지(탄방동)가 비교사업장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 아파트 1단지 84㎡ 한 채가 올 2월 1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3.3㎡당 분양가가 1170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1년 만에 집값이 2배 넘게 폭등한 셈이다.

이 시세를 토대로 허그의 고분양가 심사비율을 최대인 90%까지 적용할 경우 3000만 원에 육박하는 분양가 산정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초고가 논란을 피할 수 없고 허그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승 폭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2020년 한해 대전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무려 18.14%(전국 평균 7.57%) 급등했다는 점에서 분양가 최고가를 경신했던 유성 `도룡포레미소지움` 분양가 1550만 원은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시세 등을 근거로 두 아파트 분양가가 적어도 1700만 원 이상으로 책정돼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허그와 분양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가격 산정이 되지 않는다면 내년으로 분양이 미뤄지거나 후분양으로 돌아설 여지도 적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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