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되는 명태·도미·어패류 등 일본산 의존도 높아
시민 "오염된 수산물 가능성에 구매 꺼려"
상인 "이미 사놓은 일본산 수산물 처치 곤란"

`일본산 수산물 판매하지 않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산 수산물 판매하지 않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산 수산물을 두고 시민과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을 결정하며 방사능에 오염된 수산물이 수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7415만 달러치의 일본산 어류가 국내로 수입됐다. 수산물로 범위를 넓혔을 때 수입 금액은 1억 2895만 달러에 달하며 국가별로는 노르웨이와 중국 등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규모다. 수입 품목별로는 명태가 가장 많았고, 도미 등 기타어류도 수입 비중이 높았다. 이들 일본산 수입 수산물은 금어기 등의 이유로 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크게 늘었다는 게 수산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 모두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일본산 수산물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주부 성모(50·대전 유성구 지족동)씨는 "생태찌개를 해먹을 생각에 시장을 나왔는데 전부 일본산이여서 구매를 하지 않았다"며 "후쿠시마 지역에서 난 수산물이 도쿄 등 다른 지역으로 속여 수입된다는 이야기를 보고 일본산을 아예 구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지모(36·대전 유성구 반석동)씨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거친다고는 하지만 믿을 수 없다"며 "이번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 이후 도미, 명태 등은 아예 구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수산물을 거래하는 상인들을 중심으로 근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여파로 가뜩이나 가게 운영이 힘든 상황에서 일본산 수입 수산물의 불매 운동이 확산될 경우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까 해서다.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상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이전 구매해놓은 생태가 많은데 모두 판매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며 "판매하는 입장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종식시킬 수는 없다. 오늘도 손님들이 일본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현재 대전지역에 유통되는 일본산 수산물은 방사능 오염 검사를 거친 뒤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노은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산 생태도 3㎏ 가량을 방사능 오염 검사를 거쳤다"며 "아직까지 방사능 오염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을 대상으로 시행되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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