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3곳 줄어 전국 최다…지역내 생산능력 감소 원인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대전일보DB]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대전일보DB]
대전 지역의 은행점포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은행점포 감소는 비대면 영업 확대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대전 지역에 유독 감소 폭이 가파른 것은 지역내총생산(GRDP)이 타 시도에 견줘 낮은 점과 각종 경제지표 하락도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국내은행 점포 수는 모두 6405개로, 2019년 말(6709개)과 비교해 304개 감소했다. 전체 감소 규모 중 수도권과 광역시 등 대도시권이 대부분(82.6%)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대전지역은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금감원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7.5%의 감소세를 띠는 대전지역은 부산(7%)과 인천(5.3%), 서울(5.2%) 지역을 제치고 은행점포 감소 부문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점포 수를 놓고 보면 2019년 12월 기준 174곳의 은행 점포가 1년 만에 161곳까지 줄어들었다.

은행별로 보면 대전시 금고은행인 하나은행은 39개 지점·7개 출장소(2019년 기준)에서 각각 2개 지점과 1개 출장소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지점 2개와 출장소 5개가 줄었고, 신한은행은 지점·출장소 모두 1개씩, 우리은행은 출장소 1개가 각각 문을 닫았다.

은행점포의 축소에 따른 배경은 우선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대전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서비스의 보편화로 대면서비스 중심의 금융회사 점포망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금융 관련 기술 발달 등으로 이미 인력은 매년 줄고 있어 향후 문을 닫는 점포 수 또한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국적인 현상에 더해 대전 지역에 유독 은행점포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은 지역내 생산능력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점포 감소세가 두드러진 지역에서 지역내총생산(GRDP)이 낮게 나타난 점을 이유로 설명했다. 2019년 기준 대전 지역의 1인당 GRDP는 2836만원으로 전국 평균(3720만원)에 견줘 24% 낮았다. 지역내총생산은 일정 기간 동안 한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수치를 말한다. 그 수치가 높다는 건 지역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낮다는 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GRDP 저조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대전 은행점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견을 내놨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 입은 지역경제는 코로나19 이전의 경제상황 만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와중에 수익창출이 되지 않는 은행 오프라인 점포를 은행권에선 굳이 끌고 가려 하지 않는다"며 "은행점포 폐쇄를 경기 침체로 등가해 설명할 순 없어도 지역 경제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는 것은 분명한 만큼 경제계뿐만 아니라 정·관계에서도 그에 따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민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