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상증상 시 복용 권장
접종 개시 전보다 1.7배 증가
약사회, 특정 상품 언급 지적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이후 타이레놀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과 의료계가 접종 후 발열·근육통 등 이상 증상이 발생했을 시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타이레놀 복용을 적극 권장했기 때문이다. 시중 약국에서는 손님들이 타이레놀을 `사재기`하면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2일 전국 약국(3000개소 대상) 2019-2021년 1분기 해열제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타이레놀 판매량은 직전인 지난 2월과 비교해 약 1.7배 증가한 16만 여개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들어있는 게보린이나 펜잘과 비교했을 때는 최소 5배에서 최대 16배 정도 판매량 차이를 보이며 높은 인기를 보였다.

약사회에선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뒤 이상 증세 완화에 직접적으로 타이레놀을 특정 지어 효과가 있다고 언급한 데 따른 현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의 성분과 종류 등에 대한 정보력이 부족한 노년층이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라 약국에서 타이레놀만 찾는다는 것.

대전 약사회 한 관계자는 "타이레놀은 워낙 전통적으로 유명한 약이라 기본적으로 판매가 잘 되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평소에 비해 3배 정도 판매량이 늘어난 것 같다"며 "예전과 달리 타이레놀을 특정해 구매하러 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어난 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르고 타이레놀만 아시기 때문에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다른 약을 추천 드려도 오로지 타이레놀만 원하신다"고 부연했다.

일부 약국에서는 손님들이 타이레놀을 사재기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 증상에 대한 뉴스가 나오자 어르신, 젊은 사람들 할 것 없이 타이레놀을 사재기해 쟁여 놓는 경우도 있었다"며 "코로나19로 수입약 공급에 차질이 있었는데, 손님들이 평소보다 몇 배 이상 구매하는 통에 품절이 되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대한약사회는 지난 6일 방역당국에 특정 제품의 상표명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데 대한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특정 제약사 제품명 대신 일반명인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것. 지역의 한 약사는 "국내에서 제조·판매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품도 많다"며 "정부가 나서서 외국 제품을 광고해줄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장진웅 기자·김소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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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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