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45일이 지났지만 코로나 19가 언제 끝날 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일상 회복의 첫걸음을 뗐지만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올 초만 하더라도 백신 접종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는데 예상은 완전히 빗나 갔다. 국민 기대치만 잔뜩 부풀려 놓고, 정작 접종률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한국은 지난 2월 26일 백신 접종을 시작해 여태껏 겨우 국민 100명 중 2명 남짓 1차 접종을 마쳤다. 인구 100명 당 접종률이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신이 없다 보니 접종 속도가 느린 것은 당연하다. 코로나 19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4월 백신 보릿고개`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물량만 있으면 한 달이면 다 끝낼 접종을 찔끔찔끔 맞추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정부가 백신을 늑장 확보한 데다 AZ 백신의 부작용으로 접종이 지연된 탓도 있다. 정부가 예상한 상반기 1200만 명 접종을 장담할 수 없고, 하반기에도 백신을 둘러싼 자국 이기주의 등을 고려할 때 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대로 간다면 올 11월 집단면역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백신의 안전성에도 상처가 났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백신 중 AZ백신은 물량이 가장 많아 의존도가 절대적이지만 부작용에 따른 거부감도 많다. 정부와 방역당국 조차도 자신이 없는지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가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다른 백신으로 접종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률이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19는 4차 대유행 문턱에 올라섰다. 충청권에서는 지난 주말에만 대전 보습학원 발, 당진 교회 발 집단감염 등으로 120여 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 일부 학생들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고 무리 지어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잠깐 방심하면 언제든지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집단면역이 정답이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 시기는 요원하다. 이제 정부의 `11월 집단면역`을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방역당국은 그 때문인지 12일부터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토록 했다.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개인 방역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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