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방역, 수강생 수업공백 등 부담감 가중
독서실·스터디카페 경영 악화…지자체 지원 절실

지난 9일 밤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귀가를 하고 있다. 사진=강정의 기자
지난 9일 밤 10시쯤 대전 서구 둔산동 학원가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귀가를 하고 있다. 사진=강정의 기자
코로나19가 교육현장으로 확산하면서 지역 학원가가 홍역을 앓고 있다. 동구 한 학원을 매개로 시작된 확산세로 인해 지역 학원가 역시 감염원으로 지목받으면서 학원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대전시교육청과 지역 학원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대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기존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되면서 밤 10시부터 일선 학원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동구 학원가에서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동구 지역 전체 학원은 오는 16일까지 2주간 휴원 권고까지 내려진 상태다. 시교육청은 합동 특별점검단을 구성, 지역 학원·교습소 3690곳에 대해 전수 방역점검을 실시하고 운영시간·인원제한·소독·환기 등 단계별 방역수칙을 적용해 위반 시 엄정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수강생 이탈 등 그동안 경제적 손실이 누적돼왔던 학원 종사자들은 이번 감염사태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서구 한 학원강사 A 씨는 "기존에는 새벽 12시까지 운영하면서 고등학생에게 맞췄던 시간표를 갑작스런 운영제한 조치로 모두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부모 민원과 보강 일정 세우기, 수강취소로 발생하는 수강료 환불 건 등 심적·물적 부담감이 상당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선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서구 둔산동 인근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B 씨는 "학생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짐과 동시에 10시 이후 운영도 금지되니 야간자율학습을 끝내고 방문하던 청소년 고객이 뚝 끊기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떨어지고 있다"며 "최대한 방역수칙을 지키려 노력해도 학교와 학원을 거쳐 오는 학생들로 인한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어렵고 잠깐씩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는 학생들조차 제지하기도 눈치가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사교육 업계에선 손실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백동기 대전학원총연합회장은 "학원은 학교와 달라 생존권이라는 문제가 걸려있어 학원마다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있었지만 감염원으로 지목되면서 받은 고통이 더 커졌다"며 "의도하지 않고 예고되지 않은 사태로 의무와 책임만 전가 받아 희생양이 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기관은 달라도 보호하고 있는 학생들은 같다.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에 지원하는 방역의 10분의 1이라도 학원에 지원해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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