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노시안)의 원인=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노화 현상이다. 근거리(약 25-30㎝)에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상태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경우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경험하게 된다. 원래 근시가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노안의 증상을 늦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멀리 보다가 가까운 곳을 볼 때 두꺼워지면서 망막에 초점을 정확하게 맺히도록 하는데, 이것을 조절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이러한 역할을 하는 수정체의 탄력 감소로 조절력이 저하돼 생긴다.

◇노안의 증상=처음에는 먼 것과 가까운 것을 교대로 볼 때 초점을 맞추는 시간이 늦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근거리 시력 장애가 주 증상으로, 신문을 읽는 거리가 차차 멀어지게 된다. 이러한 근거리 시력 장애 외에도 책을 읽을 때 눈이 피로하고 시야가 흐리고 불쾌감 등을 느낄 수 있다. 근시인 사람은 책을 읽을 때 안경을 벗고 보는 것이 더 잘 보이게 되며, 정시나 원시인 사람은 볼록렌즈로 만든 돋보기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돋보기를 사용해 책을 읽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서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노안과 원시의 차이점= 증상은 비슷하지만 그 원인이 다르다. 노안은 초점을 맞춰주는 수정체에 탄력을 잃고 이를 잡고 있던 지지대도 약해져 조절력이 떨어지게 된다. 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까운 곳은 잘 안 보이지만, 먼 곳은 잘 본다는 것이다. 원시는 안구 길이가 정상보다 짧아 상이 망막 뒤에 맺히는 현상이다.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이 잘 보이긴 하지만 노안처럼 먼 곳이 잘 보이는 것은 아니다.

◇노안 교정=대표적으론 돋보기 처방이 있다. 안과에서 굴절검사로 근시, 원시, 난시 등의 굴절이상을 교정하는 원거리용 교정도수를 정하고 근거리를 잘 볼 수 있도록 하는 추가도수를 측정해 안경을 처방하게 된다. 노안보정용 안경렌즈로는 이중초점 또는 삼중초점렌즈와 외관상으로 전혀 표시가 나지 않는 누진다초점렌즈 등이 있다.

돋보기 사용에 불편을 많이 느끼는 경우 노안교정수술을 생각해볼 수 있다. 노안교정수술은 백내장 유무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백내장이 없고 노안만 교정하기 원하는 경우 레이저 노안교정술이나 노안교정용 각막임플란트 등 수술법을 이용할 수 있다. 백내장이 있을 땐 노안교정용 특수인공수정체를 사용한 백내장수술을 한다.

레이저 노안교정술은 레이저로 각막의 모양을 바꿔서 한쪽 눈의 초점을 근거리로 맞추는 것이다. 수술 뒤 안구건조증, 각막혼탁이 발생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정 효과가 적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각막임플란트(카메라 인레이, 레인드롭 인레이 등)는 레이저로 각막절편을 만든 후 미세한 렌즈를 삽입해 근거리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수술이다. 빛이 적은 곳에서 시야가 어두워지고 원거리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현재 가장 효과적인 노안교정수술은 백내장 수술로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노안교정용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수술 뒤 원거리와 근거리를 동시에 잘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심한 난시의 눈에서 난시와 노안을 동시에 교정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가 도입돼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노안교정수술의 혜택을 볼 수 있다. 다만, 야간에 빛 번짐 증상이 있어 야간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피하는 게 좋다.

◇주의할 점=40대 이상에서 책이나 신문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노안으로 생각하고 돋보기안경만을 찾아선 안 된다. 안과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과정을 통해 비슷한 증상을 지닌 다른 질환을 감별한 뒤, 자신의 눈에 맞는 최선의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노안을 겪는다. 그러나 교정할 방법도 많다. 노안은 계속 악화되고 흐린 시야로 인한 두통 등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참고 견딜 필요가 없다. 40세 이상이고 노안이 있다고 생각되면 바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장진웅 기자·도움말=고병이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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