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1야당 간판으로 재보선 압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단일화 시너지 영향"
안 대표의 `복심`인 이태규 의원은 국민의힘의 승리 이후 "처음부터 단일화의 판을 만들고, 키우고, 끝까지 지켜서 완성한 사람은 안 대표였다"며 "야권의 승리 요인은 안철수라는 견인차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따른 반사이익"이라고 강조했다. 합당을 염두에 둔 권한 분산과 지분 요구 등의 포석으로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단일화 패배에도 선거운동을 도운 `공로`는 인정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통성 있는 제1야당 간판으로 나섰기에 승리했다는 점을 부각한다.
통합 논의를 주도할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도 "국민의힘을 야권 대통합의 플랫폼으로 만들자"며 자당 중심의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양당 모두 통합의 시기나 방식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명분 쌓기에 돌입한 양상이다. 최대한 지분 우위를 점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양측은 이번 주 내내 신경전을 지속할 전망이다.
주 대표 대행은 지난 8일 안 대표와 비공개 오찬을 갖고 국민의당이 원하는 합당이 어떤 형태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며,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내 의견 수렴이 먼저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여러 차례 피력해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이라는 개념자체가 허구적이라며 `야권 단일화론`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안 대표는) 오세훈 당선을 축하하면서 `야권의 승리`라고 했는데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느냐"며 "(야권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힘이 승리한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에 대해 "국민의힘과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딱 보인다"며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도 합당과 관련한 의견 및 일정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당원이나 핵심 지지층의 여론을 확인하는 데 열흘 이상은 걸린다"고 말했다. 이견이 있을 경우 전 당원 투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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