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쭈물하는 사이 코로나 19 확진자가 700명 선까지 급증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4차 대유행이 멀지 않았고, 이미 4차 대유행 문턱에 진입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한동안 300-400명을 유지하다 불과 1주일 만에 700명까지 올라섰다. 확진자 증가 추세가 너무 빠른 데다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며 전국을 고리로 집단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역당국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하루 1000명 이상 유행이 커질 수 있다"고 말해 놓고, 이틀 후에는 "아직 4차 유행이 본격화한 부분은 아니다"고 발을 뺐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벌써 1-2주 전 4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음이 나왔는데 전문가들의 쓴소리를 귓등으로 듣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코로나 19 확진자 급증세를 설명하려면 두 달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15일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해 결국 화를 부르고 말았다. 방역당국의 잘못된 메시지는 개인들의 방역 태도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거리단계 조정, 집합금지와 운영제한 최소화 조치는 결과적으로 득 보다 실이 많았다. 총리가 첫 백신 접종을 하는 날 "드디어 백신의 시간" 운운한 것도 섣불렀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AZ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방역당국의 설명은 언제나 명쾌하지 않다. 처음에는 "관련성이 없다"고 했는데 나중엔 "부작용보다 백신을 접종하는 이득이 더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방역 당국 스스로 AZ백신에 대한 안전성에 확신이 없는 모습이다. 65세 이상을 접종 대상자로 넣었다가 안전성·유효성 논란이 일면서 제외했고, 또 얼마 후에는 다시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이번에는 혈전 생성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와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보류했는데 곧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정부와 방역당국이 오락가락하면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면 거리단계 조정과 백신 접종도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백신 접종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감당 안 되는 시간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상 회복의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늦게 올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라도 장기전에 대비해 일관되고 발 빠른 방역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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