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출범 예정인 한국섬진흥원 유치 성공을 위해 충남 보령시와 홍성군이 어제 단일화에 합의했다. 홍성군이 양보를 결심하면서 보령시가 충남을 대표해 타 지역 지자체들과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홍성군이 보령시를 밀기로 한 것은 대승적인 결심이다. 인접한 두 지자체가 사실상 적으로 싸우는 상황은 동반 실패의 확률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남 지역 만해도 당초 후보지 공모 때 유치 신청서를 냈지만 뜻을 접고 이웃사촌인 목포시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홍성군도 이런 흐름을 재빠르게 읽고 보령시에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 것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

국내 섬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한국섬진흥원은 다소 생경한 기관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도서개발촉진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법인 형태로 다음달 설립 예정이며 이후 주요인력 채용을 마치면 8월 공식 출범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설립 지역 선정인데, 이를 위해 지난 달 행자부 공모 기간에 지자체들이 유치 신청서를 접수시킨 상태다. 그리고 설립 일정표를 보면 한국섬진흥원 후보지 선정 작업이 올 상반기중에 완료된다.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지자체간 우열을 섣불리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보령시의 경우 홍성군과 힘을 합침에 따라 중대 모멘텀을 얻었다. 균형발전, 입지여건, 섬 발전정책·사업연관성 등 주요 선정 기준 항목 에서 뒤질 이유가 없는 데다 때맞춰 든든한 우군이 뒤를 받치고 있으니 타 지역 어느 지자체와 붙어도 이번 한국섬진흥원 유치전에서 승산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사실이라 할 수 있다.

보령시의 한국섬진흥원 유치 도전은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서해안 경계선상의 지자체들을 보면 충남만 유독 해양 관련 유관기관들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에는 해양박물관이 있고 전남에는 해양문화재연구소가 있는 것과 대비되는 현실이다. 이번 한국섬진흥원 기관만큼은 다른 조건과 사정이 엇비슷하다면 기울어진 운동장 격인 충남을 우선 배려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기근 현상으로 속을 앓는 충남이다. 직원 50여 명 사이즈 기관 정도라면 글로벌 머드축제로 도시의 성가를 높이고 있는 보령시 품에 안겨주는 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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