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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응접실] "국민참여재판 확대, 사법 신뢰도 높이는 길"

2021-04-08 기사
편집 2021-04-08 17:35:59
 장진웅 기자
 woong8531@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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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문 대전변호사회 회장

첨부사진1임성문 제54대 대전변호사회장이 사범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대담 = 정재필 취재2부장

"미국이나 영국과 비교해 법원의 업무량은 한국이 훨씬 많은데 사법 신뢰는 거꾸로입니다. 이는 개별 법관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임성문 제54대 대전변호사회장이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꺼낸 말이다. 임 회장은 최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게 죄가 되느냐 아니냐, 혹은 죄질이 얼마나 나쁘냐 또는 아니냐의 평가도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고 전제한 뒤 "바깥의 의견을 참고하지 못하면 괴리감이 생기고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국민참여재판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랜 기간 판사로서 법원에 몸담았던 그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판사들에게 주어지는 과중한 업무 부담이 사법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참여재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판사가 개별 사건에 쏟을 수 있는 '정성'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그럴 만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인 재판이 하루 50-60건씩 진행되는 반면, 국민참여재판은 보통 이틀에 걸쳐 한 사건을 본다. 하루에 50건 이상의 재판을 진행하는 환경에서는 판사들도 인간인 만큼 지치고 힘들다"면서 "더러 사건에 대한 파악이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고 목소리를 높인다거나 짜증을 낼 수도 있다"고 현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당사자들이 판사들의 그런 사정까지 고려해주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들은 재판장의 말 하나 행동 하나를 전부 보고 평가하며, 그게 결국 낮은 사법 신뢰로 이어지게 된다"면서 "국민참여재판이 확대되면 그만큼 판사는 개별 사건에 집중할 수 있고, 정성을 다할 수 있다. 그러면 당연히 사법 신뢰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배심재판의 전통은 200년 전쯤 영미(英美)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입 취지는 법원을 견제하고 판사의 자의적 판단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은 오히려 법원의 보호막이 되고 있다는 게 임 회장의 생각이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이게 되면 한 사람의 독단적 의견이 배제될 수 있고, 또한 다수의 판단을 수용했을 때 법원 결정이 더 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미국의 사례를 다시 예로 들며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로 '신속성'을 제시했다. 체포를 통해 인신이 구속될 경우 얼마나 빨리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판사로부터 구속이 적법한지를 평가(구속적부심)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 회장에 따르면 미국 법원에는 화상 접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 법원과 구치소가 화상으로 연결돼 있어 변호사들이 구치소를 가지 않더라도 법원 화상 접견실을 통해 제소자와 빠르게 접견할 수 있다는 것.

임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를 언급하면서 "화상시스템으로 가족이나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었다면 근본적으로 그런 문제가 예방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상접견 시스템 확장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법무부가 추진할 수 있는 굉장히 바람직한 정책이라면서 "재판을 받는 사람들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보장해주느냐는 철학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재벌들이 이른바 '집사 변호사'를 고용해 일과 내내 접견실을 차지하며 생기는 논란 등도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한국에선 가족 화상 접견과 변호인 화상 접견이 각각 2003년과 2011년 처음 시행됐지만, 현재 관련 시설을 갖춘 변호인 화상 접견실은 전국 교정기관별로 많게는 3개에서 적게는 1개에 불과해 이용에 불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2년 뒤 시행 예정인 공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 개정안은 형사사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르더라도 사건번호를 통해 공탁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아야만 공탁이 가능했다.

그는 "원래 공탁은 당사자 간의 합의가 안됐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피해 회복의 의지를 보일 기회를 주고 반성의 기미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인데, 합의할 마음이 없는 피해자가 개인정보를 알려주려고 동의할 리가 없다"면서 "이러한 한계가 있는 기존 제도는 애초에 공탁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공탁 과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결국 피해자에게도 손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피해보상금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피해자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대다수가 생각이 바뀌어 손해배상청구를 하게 되는데, 그때가 되면 가해자의 재산이 없을 수 있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범행을 하는 상당수는 자력, 즉 자기명의재산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에서 합의금을 만들어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미 판결이 끝난 뒤라면 그들도 굳이 그렇게 나설 필요가 없어지고, 피해자는 피해 회복이 곤란해진다"고 부연했다.

공탁을 통한 피해 회복 조치가 제대로 안되니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피고인들은 피고인대로 국가 사법시스템에 불만을 갖게 되는 한계도 있다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기존 공탁제도의 허점이 교도소의 과밀수용 문제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기준 교정시설 1일 평균 수용 인원은 5만 4624명으로, 수용 정원인 4만 7990명의 114%에 달했다. 2016년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시정되지 않았고 일부 수용자들은 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임 회장은 "사회적으로 남게 되는 문제를 생각해보면, 공탁을 허용해 피해자들도 피해 회복을 하고 피고인들도 적절한 처분을 받은 뒤 사회구성원으로서 잘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정리=장진웅 기자



*임성문 회장은 누구

판사 출신이자 현재는 법무법인 베스트로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충남 부여군 출생인 그는 서대전고와 충남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 대학원 법학과를 수료했다.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판사로 부임했다. 이후 2004년 제주지법, 2008년 대전지법에서 근무했다. 2011년 변호사로 개업했고 대전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부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 1월 25일 대전지방변호사회 제5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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