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르면 내주 공식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 총리 후임 후보군에 충남 보령 출신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포함돼 있어 그의 발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장관 외에도 TK 출신 민주당 유력 정치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여성 총리 발탁을 전제로 김은혜 교육부 장관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모양이다. 이들 후보 면면을 보면 각자 장점도 있고 총리직을 맡기면 능히 감당할 만한 인사들로 평가된다 할 것이다.

정 총리 후임은 문재인 정부 임기말 마무리 투수역 총리의 성격을 띤다. 누구를 낙점할지는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달려있다. 몇 가지 추론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우선 호남 출신 인사는 배제될 게 확실해 보인다. 호남 출신인 정 총리가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총리의 뒤를 이은 마당이어서다. 정 총리 후임으로 비호남 출신 인사들이 빈번하게 거론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은 대목이다. 이 전 장관의 경우 이 기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호남 인사를 제외하면 충청권 인사와 영남권 인사로 좁혀지면서 이 전 장관 카드의 경쟁력도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대단히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김영삼 정부 이후 박근혜 정부 때까지 매 정부에서 충청 총리가 배출됐다는 사실이다. 이회창·김종필·이해찬·정운찬·이완구 전 총리 등 5명이 주인공이다. 이 전 장관이 후임 총리로 지명되면 역대 충청 총리 법칙은 문재인 정부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진기한 기록을 다시 또 쓰는 셈이다. 굳이 지역 논리를 내세우지 않아도 이 전 장관은 공직 이력과 살아온 발자취, 이에 더해 당면한 국정과제에 대한 인식의 깊이 등 면에서 큰 흠결이 없다는 데 이의를 달기 어려운 인물로 꼽힌다.

그 때문인지 이 전 장관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전 장관은 최근 한 언론 매체에 지난해 12월 정 총리와 만찬 자리에서 후임 제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이게 자가발전일 리 없는 이상 후임 총리 경합 구도에서 이 전 장관 쪽으로 힘이 더 실리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해본다. 이 전 장관은 충청의 상징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보건, 사회복지, 경제 등 다방면으로 식견이 깊다고 한다. 이만하면 중용할 만하지 싶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