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조웅래 회장, 1㎞ 뛰면 1만원 '보약값' 어려운 이웃에

2021-04-07 기사
편집 2021-04-07 17:35:26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대전일보 > 사람들 > 사람사는 이야기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이 청남대 가로수길을 뛰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대전·충청권 대표소주 '이제우린'을 생산하는 맥키스컴퍼니 조웅래(62) 회장은 널리 알려진 마라톤 마니아다. 40대부터 시작해 21년째, 무려 79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이렇게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력의 조 회장이 최근 전동 하지운동기를 사들였다고 한다. 하지운동기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실내 재활운동기구다. 탁 트인 야외에서 수 십㎞씩 달리기를 즐기는 조 회장과 하지운동기의 조합은 어색하다. 그는 "보약 값을 낸 것"이라고만 했다. 이 이상한 보약 값 이야기의 내막은 이렇다.

지난 2월초 조 회장은 대전 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원장으로부터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받았다. 뇌병변이 있는 중증장애인들은 심한 경기와 강직으로 골격계 변형이 일어나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애인 하지운동기구가 2대 뿐이어서 30명의 장애인들이 모두 운동을 하기엔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시설내 장애인들이 걷고 뛸 수는 없지만 재활운동만큼은 마음 편히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원장의 간절한 희망에 안타까움을 느낀 조 회장은 하지운동기를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142만 원에 달하는 구입비는 틈틈이 모아온 '보약값'으로 충당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1㎞를 달릴 때마다 스스로 1만 원을 적립하고 있다. 물론 사재다. 따로 통장도 만들었다. 이 쌈짓돈이 조 회장의 보약 값이다. 조 회장은 "주류관계자들을 만나러 이곳저곳 다닐 때 짬을 내 달리기도 하고 휴일 나들이 가서도 달리다 보면 한 달에 150㎞는 족히 뛰는 것 같다"며 "1㎞에 1만 원씩 모으기로 결심한 건 달리기로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니 보약을 먹은 셈이고 그 값을 치르고 싶은데 이왕이면 어려운 곳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보약값을 치른 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1월 다른 중증장애인시설에 휠체어 체중계를 선물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들은 정기적으로 체중을 재 영양 상태나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게 필수다. 휠체어체중계는 휠체어를 탄 채로 몸무게를 잴 수 있어 요긴한 장비지만 대당 150만 원가량으로 고가다.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조 회장은 150㎞를 뛰었다.

조 회장의 선한 보약값은 세번째 장애인시설로 조만간 도착 예정이다. 이 시설 역시 고가의 휠체어체중계를 구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다 조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조 회장은 "보약값을 받은 시설에서 장애인들이 기구를 잘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감격스럽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지난 21년 동안 그래왔듯 앞으로도 꾸준히 건강하게 뛰면서 약소하나마 좋은 곳에 보약값을 전하며 살고 싶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조 회장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대전 계족산 황톳길 조성, '이제우린' 소주 판매 수익금을 적립해 대전·세종·충남지역 인재 육성을 돕는 지역사랑 장학캠페인 등 지역사회 발전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행정안전부 제10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문승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tarrykite@daejonilbo.com  문승현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