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세평] 내 아이가 보는 유튜브, 어떻게 할까?

2021-04-07 기사
편집 2021-04-07 07:05:04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원은석 목원대학교 스톡스대학 교수
'코카콜라'와 '나이키'처럼 이제 '유튜브(YouTube)'는 언제든지 원하는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대표하는 친숙한 브랜드가 됐다. 유튜브는 많은 사람이 지속적으로 시청할수록 해당 영상을 제작한 사람에게 이익이 발생하는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에서 매 1분당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풀엔 '뽀로로', '헬로카봇' 등 영·유아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거의 모든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이 쉽다는 장점 때문에 부모들은 유튜브를 다양한 상황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다. 일과 중 아이들이 TV를 보는 시간에, 놀자고 끊임없이 달려는 아이에게서 잠시 쉬는 시간을 얻기 위해, 혹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아이의 주의를 잡아두기 위해 부모는 유튜브에서 아이가 원하는 영상을 찾아 스마트폰을 건네준다.

편의성이 높아 유튜브를 활용하지만, 안심하긴 어렵다. 아이들은 아직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낮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유튜브에서 우리 아이가 부적절한 콘텐츠에 일방적으로 노출되지는 않을까 두려워한다. 이러한 부모의 불안함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이가 시청하는 영상의 질적 수준과 두 번째는 유튜브가 영상을 추천하는 방식의 적절성 여부다.

유튜브의 특징은 현재 시청하고 있는 영상이 끝나면 자동으로 관련된 영상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유튜브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확보하고 있는 영상 데이터를 분석한다. 그리고 두 결과를 조합해 사용자에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한 영상을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일련의 과정을 '알고리즘(algorithm)'이라고 하는데, 유튜브는 이 영상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튜버(youtuber)'는 자신이 제작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다. 유튜버들 중 대부분은 콘텐츠 제작 측면에선 아마추어에 해당된다. 주제 선정과 기획, 구성 방식 및 제작에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거나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엔 자신의 취미나 관심사를 바탕으로 소소하게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것으로 운영이 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콘텐츠의 소재가 점점 고갈되는 시기에 이르게 된다. 이 시점에서 색다른 주제와 구성을 갖춘 새로운 콘텐츠로 전환이 이뤄져야 하지만 아마추어 유튜버가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또 지속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렇게 기획과 제작의 전환기를 마주한 아마추어 유튜버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이 바로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더 자극적이고 더 주목을 끌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다. 콘텐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교양과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넓게 확장시킬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비교적 쉬운 더 말초적으로 파고드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동시에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에 편승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경쟁자보다 더 크게 이목을 끌 수 있는 수단을 모색하게 된다. 부모들이 유튜브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처럼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과 유튜버가 제작하는 콘텐츠가 '수익'이라는 톱니로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튜브는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해왔지만, 크게 불안감을 없애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익을 위해 개선된 알고리즘에 편승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아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유튜브에서 보여주면, 유튜브 알고리즘은 처음 몇 번은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다른 에피소드를 추천해 준다. 그러나 추천 과정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포켓몬스터 뽑기 카드를 다루는 영상이 추천 목록에 포함돼 있다. 우연이건 실수건 아이가 그 영상을 선택하게 되면, 그때부터 일반인의 정제되지 않는 언어와 사고방식에 노출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뽑기 카드 영상을 좀 더 보다 보면 이제는 더 자극적인 소재 다루는 영상이 추천된다. 지나가다 한 문방구에 들러 그 가게에 진열된 포켓몬 뽑기 카드를 모두 사서 한꺼번에 오픈하는 내용이다. 그 영상을 본 아이는 자신도 문방구 털이를 해보고 싶다고 부모를 조른다. 얼마 전 직접 겪은 일이다.

유튜브 활용을 금지하기란 매우 어렵다. 부모가 아무리 애를 써도 또래 친구들을 통해 접하게 될 것이고 부모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선 유튜브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가 유튜브에서 영상을 시청할 때마다 부모가 함께 시청하며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매우 소모적인 일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공용 단말기의 활용을 제안할 수 있다. 유튜브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와 같은 개인용 단말기가 아닌 TV나 거실에 있는 모니터 등 다 같이 볼 수 있는 단말기에서 소리를 약간 키워 두고 시청하게 권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하지만, 이렇게 단말기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부모는 아이가 시청하는 콘텐츠의 영향권에 함께 놓이게 된다. 각자의 할 일을 하면서도 영상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한 언어 표현에 대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그리고 가끔씩 영상에 눈길을 몇 번 돌려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부적절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원은석 목원대학교 스톡스대학 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