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부채와 국가채무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0 회계연도국가결산`을 보면 국가부채는 1985조 3000억 원으로 1년 새 241조 6000억 원이 늘어났다. 국가부채 규모는 국가결산보고서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회계연도 이후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앞질렀다. 부채의 규모와 증가 폭도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가부채는 국가채무에 전·현직 공무원, 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 등을 더한 것으로 올 연말에는 2000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채무 또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국가채무는 국채 발행 등으로 1년 만에 120조 2000억 원이 증가해 819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추경예산편성으로 늘어난 국채 발행액은 국가채무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국가채무는 2011년 400조 원, 2014년 500조 원, 2016년 600조 원, 2019년 700조 원을 돌파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7%에서 44.0%로 1년 새 6.3% 포인트 뛰어올랐다.

국가채무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국가채무 비율을 놓고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여권에서는 국가 채무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채무가 OECD 국가들에 훨씬 못 미치는 만큼 아직까지는 재정건성이 양호하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국가부채 및 채무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데 있다. 이러다가 멀지 않은 시기에 국가부채 2000조, 국가채무 1000조, 국가채무 비율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더군다나 세수부족과 공무원 증가, 저출산·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나라 살림살이는 만만치 않다. 정부는 경기침체와 코로나 19로 부득이하게 재정을 확장하더라도 반드시 부채 비율을 축소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채무가 조정 과정 없이 상승만 한다면 국가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도 이 정도로 부채가 늘어나면 위험신호로 받아들인다. 빛 잔치를 하더라도 설거지할 때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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