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청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단 포기와 고통에 익숙한 세대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과거 부모 세대에 비해 취업난, 경제난은 가중되고 있으며, 최근엔 전 세계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청년들이 감당해야 하는 절망의 정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도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 취업처 발굴 및 알선, 청년수당, 창업지원 등 각종 정책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능력 있는 청년을 창업으로 이끄는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나드는 상황 속에서 청년창업 지원은 분명 의미 있는 사업이다. 특히 청년 인재의 유출이 타 시도 대비 높은 수준인 대전 지역의 특성상 우수한 창업 아이템을 가진 청년들을 지역에 머무르게 할 수 있는 청년창업 촉진 프로그램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창업시장은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청년 자영업자 10명 중 6명 가까이가 창업한지 2년이 채 안돼 문을 닫고 있으며, 창업 지속기간 또한 평균 31개월에 불과하다는 한 정부기관의 발표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한편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 나갈 원동력으로 최근 사회적경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현 정부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하는 등 관심과 투자가 증대됨에 따라 사회적경제라는 용어가 낯설지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그 개념이나 유형, 지향점 등에 대한 대중의 이해는 낮은 편이다. 사회적경제에 대해선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정부에선 `구성원 간 협력·자조를 바탕으로 재화·용역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민간의 모든 경제적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2019년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2만 2000여 개의 사회적경제 관련 조직이 설립·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15% 내외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모두 큰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공익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자생력이 떨어지고, 수익 추구에 치우치다 보면 영리조직과 차별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영관리 기법이나 마케팅, 재무, 전문인력 등 모든 부분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유럽 등 서구사회와는 달리 사회적경제의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사회적경제는 기존 시장을 대체 혹은 보완하는 새로운 영역이자 성장시켜야 하는 대상이다. 현재 사회적경제는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고용없는 성장과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할 만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사업영역, 즉 창업의 기회가 존재하는 영역이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청년들의 진입을 적극 유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적경제는 우리 사회가 가진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체적인 경제활동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사회의 문제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이 절실하다. 고정되고 틀에 박힌 기성세대의 시각이 아닌 참신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볼 때, 그리고 복지·환경·교육·문화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수요와 결합할 때, 더 혁신적이고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청년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청년창업이 사회적경제로 눈을 돌려야 할 이유인 것이다. 정철호 목원대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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