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박우경 기자
취재2부 박우경 기자
그리스 신화에 오르페우스 비극이 있다. 전설적인 리라의 명수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연인인 에우리디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하염없이 슬퍼하다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그를 찾아 저승으로 내려간다. 애절한 리라 연주 끝에 신들을 감동시켜 마침내 사랑하는 아내를 지상으로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단, 조건이 있었는데 지상에 도착하기 전까지 뒤를 돌아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르페우스는 지상에 다다른 순간 아내가 보고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만 뒤를 돌아보고 만다. 아내는 안개의 정령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린다. 찰나의 순간으로 그 간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대목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최근 우리 지역 감염병 확산세를 바라보자니 신화의 비극 양상이 겹쳐보이는 것 같아 불안하다. 방역 수칙 준수에 인내가 필요한 시기지만, 일부 시민들의 섣부른 행보로 감염병이 계속해 확산되면 서다.

요새 대전 지역 주간 확진자는 13.9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충청지역이 4차 유행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확산 경로를 살펴보면 감성 주점과 식당, 유흥주점, PC방, 노래연습장 등 유흥 시설에 밀집됐다. 이들 연령대는 30대 이하로, 전체 확진자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활동이 많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로부터 발생한 감염병 확산이 지역 초·중·고등학교까지도 번지고 있는 긴급한 상황이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일부 시민들의 심리적 긴장감이 느슨해진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그 간의 방역 수칙으로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고 분석한다. 이유가 어찌됐든 완전한 종식까지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 간의 모든 시민들의 방역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 평화로운 일상을 다시 안으려면, 종식의 끝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는 인내가 필요하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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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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