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있다." 18세기 프랑스 작가 샤토브리앙의 말이다. 이제 "인간 앞에 소비가 있고 인간 뒤에는 쓰레기가 있다"로 고쳐 써야 하지 않을까. 쓰레기야 인류가 출현한 태곳적부터 함께 하고 있지만 정도와 총량은 연일 신기록중이다. 특히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는 쓰레기 폭발도 가져왔다.

충남 아산시의 2019년 1일 평균 생활폐기물 수거량은 189톤으로 전년대비 2톤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가 엄습한 2020년의 일 평균 생활폐기물 수거량은 일회용품 배출 등이 많아지며 215톤으로 전년대비 13% 늘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처지여서 급증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쓰레기 수출길이 막히며 전국 곳곳에 `쓰레기산`까지 출현했다.

쓰레기 발생을 당연시하는 생활 양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른 길을 걷는 흐름도 있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가 그렇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제로웨이스트는 "모든 제품, 포장 및 자재를 태우지 않고 환경이나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토지, 해양, 공기로 배출하지 않으며 책임 있는 생산, 소비, 재사용 및 회수를 통해 모든 자원을 보존하는 것"을 뜻한다.

제로웨이스트 개념 및 운동에 관심 갖는 이들이 늘며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전문 판매하는 가게도 생기고 있다. 천안만 해도 지난달 천안박물관 인근에 제로웨이스트 숍 `푸른별상점`이 문 열었다. 이 곳에서는 비닐랩 말고 천연밀랍을 먹여 만든 다회용 포장재를 비롯한 100여 종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제품 하나로 쓰레기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회의적이라면 호프 자런의 책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권한다.

"세상 많은 사람들이 매일, 매 순간 `더 많이More`라는 만사형통의 주문을 외운다. 길고 긴 시간 더 많이, 더 마음대로 사는 방식을 선택해왔다면 앞으로는 나와 내 후대와 이 지구를 위해 `더 낫게Better`라는 주문으로 바꿔야 할 때다. `더 적게Less`, 조금 더 불편하게 사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 일상의 시작이자 끝이어야 한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