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화물차, 유조차량 가득해 일반 주차 공간 협소
관련 민원 지속돼 장기 주차 방지 안내 현수막 '무색'

5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 구봉산 약수터 무료 주차장에 캠핑용 카라반과 승합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박우경 기자.
5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 구봉산 약수터 무료 주차장에 캠핑용 카라반과 승합차가 주차돼 있다. 사진=박우경 기자.
"구봉산 주차장이 불법 장기 주차 차량으로 전락해 너무 불편합니다. 트럭용 차고지인지, 캠핑장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전 서구 구봉산 약수터를 찾는 시민들을 위한 무료 주차장이 영업용 화물차와 캠핑카 등 장기 불법 주차 차량들이 점거하다시피 하면서 등산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5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가수원동. 구봉산 약수터 진입로인 벌곡로 1285번 도로에는 이미 불법 주차 차량들로 북적였다. 이 도로는 구봉산 약수터를 찾는 시민들이 구봉산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2차선 도로인데, 불법 차량이 한 차선을 점거하다 시피하고 있었다.

이곳에 주차된 차량들은 대부분 어린이집 승합차와 영업용 트럭, 대형 버스, 유조차량 등이었다. 사실상 1차선으로 좁혀진 도로를 따라 구봉산으로 올라가니 `무료 주차장`이라고 적힌 파란색 주차 안내판이 보였다.

그러나, 주차장 사면에는 각종 캠핑용 카라반과 캠핑용 트레일러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캠핑용 트레일러 2-3대는 방수 커버가 정성스레 쌓여진 채였다.

또한, 무료 주차장에는 파란색 영업용 트럭, 냉동 탑차, 노란색 어린이집 승합차 등이 여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이중 일부 차량은 낙엽과 먼지가 까맣게 내려앉아 언제 주차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 차량도 적지 않았다.

특히 주차장 한 켠에는 `장기주차 상습민원발생 지역`이라는 현수막이 붙여져 있었지만, 불법주차 차량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무에 걸린 안내 현수막만 바람에 휑하니 나부끼고 있었다.

구봉산 약수터를 찾은 시민 윤모씨는 "아침 산책을 위해 구봉산 약수터에 들르는데, 대형 화물차가 길게 주차돼있으니, 안전상으로나 미관상으로나 좋지 않은데 도대체 대전시와 서구청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등산객들을 위한 구봉산 주차장이 장기 불법 주차차량들로 북적이는데, 너무 방치해두는 게 아닌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서구청은 현장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불법 주차를 완전히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캠핑용 카라반의 경우, 관련법상 지난해 2월 이전 제작됐다면 주차 단속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구측의 설명이다. 이에 구는 영업용 트럭에 한해서만 지정된 차고지 주차를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구청 한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주기적으로 불법 장기 주차 차량을 단속하고 있지만 관리 인력 등 여러 여건으로 상시 단속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일부 영업용 화물 차량이 차고지가 멀다는 이유로 이곳 주차장에 세워놓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차량 주인에게 차고지 주차를 적극 안내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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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 구봉산 약수터 인근에 캠핑용 트레일러와 어린이용 승합 차량, 냉동 탑차 등이 주차돼있다. 사진=박우경 기자.
5일 대전 서구 가수원동 구봉산 약수터 인근에 캠핑용 트레일러와 어린이용 승합 차량, 냉동 탑차 등이 주차돼있다. 사진=박우경 기자.

박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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