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나영 대전 봉명초등학교 교사
주나영 대전 봉명초등학교 교사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3월이다. 여전히 코로나19는 우리 곁에 함께 하고 있지만, 곧 우리에게 당연했던 일상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학생들과 열심히 차곡차곡 추억을 남기고 있다.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봉명초등학교 우리 반의 교실 뒤에는 `사랑이 가득한 우리 반`이라는 글귀로 장식돼 있다. 초등학교 교사인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성이기 때문에 `사랑이 가득한 우리 반`을 급훈으로 정해 학생들이 실천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꾸고 기르려면 먼저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매우 당연하고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 기본적인 약속을 지켰을 때의 효과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나는 다음과 같은 활동을 우리 반에서 진행하고 있다.

먼저 `눈 마주치며 인사하기`이다. 눈을 마주친다는 것은 기본적이면서도 막상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학생들은 종종 눈을 마주치기 쑥스러워서 교사나 친구들과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첫날부터 습관을 들이면 학기 말에는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칠 수 있게 된다. 교사,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는 것이 우리 반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다. 눈을 마주치며 인사할 때는 "사랑합니다"라는 학교 인사말을 건넨다. 하교할 때도 한 명씩 꼭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한다.

사랑이 가득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다음으로 추진 중인 일은 `학급 뮤직비디오 만들기`다. 이 시간은 학급 학생 모두가 참여해 완성하는 시간이다. 교사가 노랫말이 아름답고 인상적인 노래들을 학생들에게 후보로 제시하면, 학생들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매달 뮤직비디오 노래가 정해진다. 학생들은 노래를 정하고 노랫말을 함께 읽어본 뒤 한 명씩 자신이 맡은 가사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교사에게 제출한다. 가끔은 노래에 어울리는 풍경 사진 등을 함께 넣기도 한다. 완성한 그림을 함께 감상한 뒤 교사가 편집해 학급 소통방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 반 모두가 아는 노래가 총 12개 생기는 셈이다. 함께 노래 부르고, 그림을 그리며 더욱 친밀해지고, 우리 반만의 자부심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말하는 사람을 바라보기`다. 발화자가 교사든 학생이든 그 사람을 바라보며 그 사람의 행동에 집중하고, 말에 경청하는 습관을 기른다. 이렇게 하면 말할 때 자신감도 향상되고, 서로 끈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열심히 이야기하고, 그 생각을 반 친구들과 교사가 열심히 들어준다면, 그 학생은 더욱 소통하고 싶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새싹들이 알록달록 제 색깔을 표현해 하나의 봄을 만들어 내듯이 우리 학생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아름답게 표현하며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훗날 학생들의 바른 인성에 탄탄한 토양이 되는 2021년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는 설렘 가득한 3월이다. 주나영 대전 봉명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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