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김용언 기자
취재2부 김용언 기자
코로나19 4차 유행의 두려움이 무섭게 차 오르고 있다.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던 대전에선 서구 둔산동 한 횟집이 집단 감염 뇌관을 건드렸다. 회 한 점으로 시작된 코로나 확산세는 젊은층이 찾는 감성주점. 노래방 등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물에 까만 잉크를 풀었더니 점점 퍼지고 섞여 `무질서도(엔트로피)` 상태가 된 격이다. 횟집, 감성주점에서 잇따른 코로나 소식을 접한 기성세대는 `젊은 혈기`를 탓 하기 시작했다. "젊은 애들이 문제야. 눈치 볼 직장이 있나, 지켜야 할 처자식이 있겠어?" 얼마 전 불혹을 넘긴 지인이 내뱉은 말이다.

핏대를 세우며 코로나에 무감각한 20대 청년에게 삿대질을 해댔다. `탓`의 수사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도 스며들었다. 커뮤니티 앱에 올라온 `꼬우면 (LH로) 이직하든가`라는 글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이 사람을 잡겠다며 사정기관이 LH를 압수수색하는 일까지 생겼다.

걱정되는 게 있다. 탓만 하다가 지나갈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주말부터 대덕구 한 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퍼지는 코로나를 목도한다. 여기에도 탓이 있다. 종교 활동의 자유를 억압하는 건 상상할 수 없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조심했어야 한다는 원성. 이것도 탓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탓`에 익숙해졌다. 물론 앞서 기술한 방역수칙에 소홀해 코로나 확산 매개체가 된 20대 들을 두둔할 생각은 없고, 개발 정보를 빼돌려 잇속을 챙긴 LH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잘못된 점은 고치면 된다. 시민 각자 개인위생에 철저를 기하고, 대전시 등 지자체가 그동안 놓쳤던 일반음식점 인·허가 문제 등 시스템을 손보면 된다. 남을 책망하기 전에 스스로 `탓 거리`를 만들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잉크를 붓기 전 상태로 되돌리고 싶다면. 즉 엔트로피를 제어하려면 물을 끓이거나 밀도를 조작하는 등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남 탓을 묻는 시간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곁의 빈틈을 호시탐탐 노린다. 취재2부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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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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