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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싸이월드, 그리고 메타버스

2021-04-06 기사
편집 2021-04-06 07: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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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픈소스센터장
BTS가 지난해 신곡 다이너마이트를 방송이나 동영상 전문사이트가 아닌 온라인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발표했다. 블랙핑크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온라인 3D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Zepeto)를 통해서 팬 사인회를 개최했다. 얼마 전 모 대학교는 코로나 시대에 맞게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입학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모두가 바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메타버스 이야기로 ICT 업계가 떠들썩한데 증권가에서도 너도나도 메타버스 시대의 수혜주, 대장주가 입에 오르내리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기조연설에서 '메타버스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메타버스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이그나이트 2021 행사에서 새로운 기술들을 소개하며 클라우드 이후의 세상을 끌어갈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미 미국의 유니티, 로블록스 등이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네이버 제페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 등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사실 메타버스는 갑자기 등장한 개념이 아니다. 나름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공상과학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사용됐다.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도 꽤 오래전인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메타버스의 미래로 가상세계, 증강현실, 라이프 로깅 등을 주요 기술이자 시나리오로 예측키도 했다. 메타버스는 현실을 가상 공간에 투영시켜 뭔가 현실을 대치 또는 능가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기존 가상현실(VR) 또는 혼합현실(MR) 기술을 기반으로 현실 세계와의 접목을 통한 가상 속 리얼리티 구현이 가능한 조금 더 진보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왜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과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소위 말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파고들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내가 사는 현실 세계에 대한 온라인으로의 투영력과 공존력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내 삶이 온라인을 통해 투영되며 타인들과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주는 힘은 대단한 일이었다. 따라서, 메타버스가 주목받는 힌트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즉,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기존 SNS를 통해서 실현했던 2차원적인 욕구를 넘어 증강현실/혼합현실 등 3차원 기술 등을 통해 과거 SNS가 해내지 못했던 것들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가상현실 서비스가 현실 세계와는 단절된 형태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면 반면 메타버스 시대에서는 그러한 단절된 경계를 허물고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현실이 가상이 되기도 하고 가상이 현실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더 이상 가상과 현실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페이스북, 트위터가 나오기 수년 전에 이미 독자적인 SNS 서비스인 아이러브스쿨, 버디버디, 싸이월드 등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 외국의 글로벌 SNS 서비스로 시장이 재편됐지만 이제 새롭게 등장하는 메타버스 시대에서 플랫폼 주도권 양상은 크게 다를 것이다. 즉,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뛰어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는 플랫폼 기술력과 동시에 그 플랫폼의 심장 속에서 뜨겁게 흐르는 피(혈액), 즉 K-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개념의 등장으로 기존 플랫폼의 개념이 또 한번 진화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릴 것이다. 메타버스는 과거 인터넷 출현 이후 온라인 공간을 만들며 가상현실로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이 될 것이고 시대적 변화의 변곡점이기도 하다. 또한, 메타버스는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협업하고 공생하는 플랫폼 공간이라는 관점에서 그 플랫폼을 민주화시키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단언컨대 지금은 메타버스를 평하고 분석할 때가 아니다, 새로운 흐름 속에서 차별화되는 가치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픈소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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