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 소방관' 아산소방서 조이상 소방교

조이상 소방교가 자신이 출간한 책 `오늘도 구하겠습니다`에 대해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하늘 기자
조이상 소방교가 자신이 출간한 책 `오늘도 구하겠습니다`에 대해 설명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하늘 기자
"현장에 출동하면 사회적인 문제 하나 하나가 눈에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볼 때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어떻게 보살펴야 하고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아산소방서 조이상 소방교(40)는 지난해 구조대에서 근무하며 코로나19가 우리나라의 취약계층의 삶을 어떻게 덮쳤는지 직접 목격했다. 지난해 전국에서는 하루 38명꼴로 자살자(소방청 통계)가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취업난, 생활고가 취약계층을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몰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6년 소방공무원으로 임명된 조 소방교는 자살자, 자살 소동자들에 대한 구조 활동을 하며 수많은 생명을 지켜왔다.

그는 지난해 자살 관련 신고를 하루에 1~2건 받았다. 특히, 비교적 소득이 낮은 지역에서 자살신고가 많이 이뤄졌다고 한다. 단칸방에 어머니와 살며 신변을 비관해 자살을 시도한 20대 시각장애인, 극도의 스트레스로 자신이 살고 있는 쪽방에 스스로 불을 낸 60대 정신지체 할아버지, 스포츠도박으로 큰 돈을 빚져 목숨을 끊으려한 20대 청년, 죽고싶다고 직접 신고한 여관 달방에 사는 독거노인 등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던 취약계층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기도했다.

그들을 본 조 소방교는 그들이 자살하겠다고 말을 하지만 자살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손을 잡아 줄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장에서 마주하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며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런 고민을 담아 그는 지난해 구조 현장에서 겪은 일과 자살시도자를 구조하며 느낀 감정을 엮은 에세이 `오늘도 구하겠습니다`를 출간했다. 같은 해 그는 자살 예방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국회자살예방대상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조이상 소방교는 "도올 김용옥의 `노자가 옳았다`라는 책에서 `자기의 결대로 살자`라는 말이 나온다. 너무 잘 살려고 노력하지 말고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며 묵묵히 살아갔으면 좋겠다"며 "코로나 19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고 교감을 하다 보면 고난은 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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